
입맛이 없고 평소 잘 맞던 옷이 헐렁해지고, 등 쪽이 뻐근한 느낌마저 든다면 복부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소화불량이 아닌 췌장암일 가능성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췌장암 환자는 2020년 2만1947명에서 2024년 2만9845명으로 4년 새 36% 가까이 증가했다. 췌장암은 초기에 통증이나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위장 질환으로 오인되기 쉽다. 실제로 수개월 사이 체중이 급격히 빠지고도 이상을 느끼지 못한 채 병원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췌장은 복부 깊숙한 곳에 있어서 초기 종양이 자라나도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다. 흔한 유형은 췌관선암으로 췌장의 머리 부분에 주로 생긴다.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등 통증, 황달, 체중 감소 같은 변화가 나타난다. 췌장암은 주변 장기나 혈관 침윤이 빠르고 초기 발견이 어려워 예후가 좋지 않고 특히 새롭게 당뇨병 진단을 받은 중장년층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고위험군으로 본다.
흡연·음주·만성 췌장염·비만·당뇨병·고지방식·유전 등이 원인
흡연은 췌장암의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이다. 흡연자의 췌장암 발생률은 비흡연자보다 2배 이상 높다. 과도한 음주, 고지방·고열량 식습관, 비만 등도 췌장 건강을 해친다. 예방을 위해선 금연, 절주, 저지방 식단 유지, 규칙적인 운동이 기본이다.
등 통증과 체중감소 동시에 나타나면 복부 영상검사 받아야

췌장암의 대표 증상은 상복부의 은근한 통증, 소화불량,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등이다. 암이 담관을 막으면 황달이 생기고, 소변이 짙은 갈색으로 변하거나 대변 색이 옅어지기도 한다. 특이하게 등 쪽으로 퍼지는 묵직한 통증이 지속되면 허리나 척추 질환으로 단정 짓지 말고 복부 이상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췌장암은 복부 CT, MRI, 내시경 초음파(EUS), CA19-9 혈액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특히 내시경 초음파는 췌장의 미세 병변을 잡아내는 데 효과적이다.
치료는 수술·항암·방사선에 절제 가능하면 췌십이지장절제술 시행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는 췌장, 십이지장, 담도, 위의 일부를 절제하는 ‘췌십이지장절제술’이 시행된다. 다만 췌장암 환자의 80~85%는 진단 당시 이미 수술이 어려운 상태다. 이 경우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 증상 완화를 위한 보존 치료가 중심이 된다. 최근에는 유전자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임상 연구도 활발하다.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여전히 낮다. 유일한 완치 방법은 수술이고, 수술 가능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고위험군은 증상이 없어도 1~2년에 한 번 영상 검사를 포함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등 통증과 체중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면 반드시 복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예방 위해 금연·저지방 식단·체중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 중요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 저지방 식단 유지, 적절한 체중 관리, 음주 제한 등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특히 흡연은 췌장암의 가장 명확한 위험 요인으로,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이 약 2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또 비만이나 과체중은 인슐린 분비 이상과 만성 염증 상태를 유발해 췌장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췌장암은 ‘침묵의 암’으로 불리지만, 그 침묵을 먼저 깨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애매한 복통, 체중 감소, 소화불량이 반복될 경우 무심히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