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석 있다면 주기적으로 검진 필요
담도암으로 투병 중이던 산악인 허영호 대장이 최근 71세의 나이로 별세하셨다.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을 정복하고 북극·남극·에베레스트 ‘3극점’에 도달한 세기의 탐험가이자 모험가조차도 불현듯 찾아온 암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던 셈이다.
고인을 괴롭힌 담도암은 여러 암 중에서도 ‘고요하지만 치명적인’ 암으로 꼽힌다. 담도(담관)는 우리 몸에서 담즙(쓸개즙)을 운반하는 관을 말한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낭(쓸개)에 모여 농축됐다가 담도를 지나 십이지장으로 배출돼 지방의 소화를 돕는다. 이런 역할을 하는 담도와 담낭에 생기는 악성종양이 각각 담도암(담관암)과 담낭암이다.
우리나라 담도암 사망률은 10만 명당 11.6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담도암 진단 환자의 65% 이상이 치료가 어려운 병기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담도암의 원인
담도암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흡연, 서구화된 식생활, 고령 등이 담도암 유발 요인으로 추정된다. 장기간 담도에 발생한 만성 염증이 담도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담도암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는 만성 담도 기생충 감염, 간내 담석증, 선천성 담도 이상,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등이 거론된다.
담도암을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
담도암은 조기 진단을 위한 특정 증상이 없다. 황달, 소화불량, 복통이 대표적인 증상이나, 담도암에서만 일어나는 특징적인 증상은 아니다. 담도암에 의한 담도 폐쇄는 천천히 일어나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담도암이 많이 진행돼 주변 신경을 자극하거나 주변 장기를 침범했을 경우에만 통증을 유발한다. 반면, 담석이 담도를 막을 때는 갑작스레 통증이 발생하므로, 통증이 없는 황달 증상은 담도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담석과 담도암의 연관성
간내 담석이란 간 안의 담도에 결석이 생기는 질환이다. 간내 담석이 담도를 자극해서 장기간 염증이 생기면 담도암의 원인이 된다. 간내 담석이 있는 환자의 간내 담도암 발생 위험도가 정상인에 비해 5.7배 높다. 전체 간내 담석 환자의 2~10%에서 간내 담도암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간내 담석이 있으면 간내 담도암이 발생할 위험도가 50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B형, C형 간염도 담도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B형 및 C형 간염과 간경변은 간세포암뿐 아니라 담도암의 위험인자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관계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에 비해 B형 간염을 가진 환자에게서 간내 담도암이 발생할 위험도가 8.8배 높다는 결과도 있다.
담도암 진단과 치료
담도암과 담낭암 진단에는 혈청 종양표지자 검사, 초음파 검사,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담췌관조영술 등이 활용된다. 진단 후에는 병변의 위치와 침범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한다.
치료법으로는 혈관 침범과 전이가 없을 경우 가능하면 수술이 원칙이다. 하지만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약 70% 가까이 된다. 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등 내과적 치료가 주로 이뤄지며 내시경적 고주파 소작술 및 담관 스텐트 삽입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최근에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 새로운 항암제들이 나와 담도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늘어났다. 면역항암제는 진행성 및 재발성 담도암 환자 17%에서 치료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