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빛 음료를 마시기 위해 줄을 서고, 초록색 디저트를 인증샷으로 남기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건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색감을 지닌 ‘말차’는 지금, 가장 힙한 맛이자 세련된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기존의 달콤한 디저트와 달리 쌉싸름한 풍미를 지닌 말차는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 유행의 본질은 무엇이고, 그 이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전통에서 글로벌 아이콘으로
말차는 원래 일본의 전통 차문화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글로벌 웰니스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시장조사에 따르면 말차 소비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일본이며, 그 뒤를 미국과 중국이 잇고 있다. 특히 한국과 유럽에서도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SNS 콘텐츠 소비가 맞물리며, 말차는 전통을 넘어 전 세계적인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쏟았는데 힙해” 감성의 과잉 소비

하지만 유행에는 늘 그에 따른 그림자도 존재한다. 말차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소비 방식은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일부러 말차를 바닥에 쏟아놓고 신발과 함께 찍은 사진이 SNS에 공유되기도 한다. 얼핏 실수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철저히 기획된 콘텐츠다. 이런 연출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며, 말차는 이제 음료이자 패션 소품, 심지어 소셜미디어 속 과시용으로 기능하게 됐다. 음료 본연의 섭취보다는 시각적 감성이 중심이 되는 이 소비 방식은, 우리가 이 유행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건강 한 스푼” 말차의 힘
말차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이다. 카페인은 커피보다 적지만, 항산화 성분인 카테킨, 지방 연소를 돕는 EGCG, 집중력을 유지시켜주는 L-테아닌이 풍부하다. 자기 관리에 적극적인 MZ세대에게 말차는 기능성과 감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선택지다.
또한 말차는 찻잎을 우려내는 방식이 아니라, 통째로 곱게 갈아 마시는 분말 형태다. 찻잎을 그대로 섭취하기 때문에 영양 성분이 고농축되어 있으며, 항산화 물질 함량은 일반 녹차의 10배, 블루베리의 15배에 달한다.
시험 전 한잔, 운동 전 한 잔
말차의 건강 기능은 실생활 속에서 더욱 실감난다. 실제로 커피는 각성 효과는 뛰어나지만, 이후 급격한 피로감을 유발하는 ‘카페인 크래시(caffeine crash)’ 현상이 문제로 지적된다. 반면 말차의 카페인은 천천히 흡수되며, 장시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공부할 때나 시험 전, 과제에 몰두할 때 말차가 선택되는 이유다.
또한 말차에 풍부한 EGCG는 지방 연소와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줘 다이어트 음료로도 주목받는다. 이 덕분에 운동 전 루틴에 말차를 더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말차는 무한정 생산될 수 있을까?
유행이 커질수록 공급의 지속 가능성은 중요한 과제가 된다. 말차는 정교한 재배와 가공이 필요한 만큼, 고품질 찻잎은 한정적이다. 일본의 말차용 찻잎 생산량은 연 4,600톤으로, 일반 녹차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 저장성, 후난성, 쓰촨성 등에서 말차용 차밭을 적극 관리하며 생산 기반을 확대 중이다. 특히 저장성 안지(Anji) 지역은 프리미엄 원료지로 떠오르고 있으며, 가공과 유통 역량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제 중국은 단순 소비 시장을 넘어, 말차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말차’는 단순히 유행이 아니다
말차는 감성과 건강, 그리고 다양성이라는 세 가지 공식을 완벽히 구현해냈다. 하지만 유행이 커질수록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이 소비는 진정성을 담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말차를 소비하면서, 동시에 그 가치를 소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의 말차 열풍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세대가 무엇을 추구하고, 어디에 가치를 두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거울이다.
학생기자 구은채(SMIC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