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1443년 세종대왕과 학자들이 백성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글자를 만들고자 고심한 끝에 탄생한 훈민정음, 그 소중한 유산을 기리는 날이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창제된 한글은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는 문자이다. 그러나 이렇게 뛰어난 글자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으면 그 빛이 바래기 마련이다. 특히 미디어 속 기사나 방송 자막, 혹은 우리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맞춤법 오류가 스며들어 있다.
철썩같이? 철석같이?
맞춤법 오류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사소통의 정확성을 해치고 언어의 아름다움을 훼손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발음에 이끌려 잘못 쓰고 있는 표현들이 있다. 예를 들어, ‘철썩같이’라는 표현을 흔히 보지만, 올바른 표현은 ‘철석같이’이다. ‘철석’은 쇠와 돌을 의미하며, 굳은 의지나 믿음을 강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철썩같이 믿은 내가 바보지”라고 쓰면 안 되는 이유이다. 또한, ‘닥달하다’와 ‘닦달하다’도 자주 혼동된다. ‘닦달하다’가 상대방을 자꾸 재촉하거나 윽박지르는 뜻을 가진 올바른 표현이다. “닥달하면 안 줄 거야”가 아닌 “닦달하면 안 줄 거야”라고 써야 의도가 정확히 전달된다.
어떻해 vs 어떡해
가장 흔히 접하는 오류 중 하나는 ‘어떻해’와 ‘어떡해’의 구분이다. ‘어떡해’는 ‘어떻게 해’의 준말이므로, ‘어떻해’라는 표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어떻해?”라고 쓰면 오히려 상대방을 더 당황스럽게 할 수 있다. ‘어떻게 해’ 또는 ‘어떡해’를 사용해야 한다. 높임법에서도 실수가 잦다. “나중에 뵈요!”라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 ‘뵈다’의 어간 ‘뵈-‘에 어미 ‘-어요’가 붙어 ‘뵈어요’가 되고, 이것이 줄어 ‘봬요’가 되는 것이 맞다. “나중에 봬요!”가 올바른 표현이다. 이는 임용고시에도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맞춤법오류의 보편성을 증명하듯, 국내에는 ‘우리말겨루기’라는 인기 TV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방송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맞춤법, 표준 발음, 속담, 어휘력 등 다양한 우리말 지식을 겨루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우리말겨루기’가 오랫동안 사랑받은 것은 단순한 퀴즈의 재미를 넘어, 시청자들이 자신의 우리말 실력을 점검해보고,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맞춤법과 표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많은 사람들이 우리말의 세세한 규칙을 잘 모르고 헷갈려 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는 이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 더욱 나아가고 있다. 실제 의사소통의 오해와 사회적 무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자리에서 잘못된 맞춤법이나 높임법을 사용하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고, 공식 문서에서의 오류는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은어 폭발적 증가… ‘느좋’, ‘야르’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맞춤법과 줄임말을 넘어, 특정 세대나 집단 내에서만 통용되는 신조어와 은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느좋’, ‘야르’, 등의 표현은 다른 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장벽이 된다. 이는 ‘서로의 뜻을 편히 전달’하려는 한글의 창제 정신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물론 언어는 살아 있어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변화가 공통된 이해의 틀을 무너뜨리고 소통의 단절을 가져온다면 이는 경계해야 할 현상이다.
세종대왕이 누구나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한글을 창제하신 본래 정신에 비추어볼 때, 발음 나는 대로의 표기와 세대 간 언어 차이는 올바른 소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따라서 맞춤법을 정확히 지키고 공통어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규칙 이상으로, 상대에 대한 배려이자 우리 문화 유산을 존중하는 태도이다.
학생기자 오수연(SAS 10)
학생기자 오수연(SAS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