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톡방, 이제는 학교생활의 ‘기본 공간’

[사진= 단체 채팅방(출처: 연합뉴스TV)]
요즘 학생들에게 단톡방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다. 반 공지부터 수행평가 정보까지 대부분 이 안에서 공유되기 때문에, 단톡방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익숙한 공간이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단톡방에서는 ‘무엇을 했느냐’뿐 아니라, ‘그 자리에 있었느냐’도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톡방에서 갈등이 생기는 방식은 보통 비슷하다. 한 사람을 두고 가벼운 말이 오가다가 분위기가 점점 과해지는 경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직접적인 비난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 대화방에 계속 남아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황에 함께 있었던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실제로 단톡방 대화가 학교폭력 문제로 이어질 경우,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뿐 아니라 전체 대화 흐름이 함께 확인된다. 이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항상 면책의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상황에 따라서는 방을 나가지 않았거나, 문제 상황을 방치했다는 점이 함께 고려되기도 한다. 결국 단톡방은 단순한 대화 공간이 아니라, 일종의 ‘공동 공간’으로 판단되는 셈이다.
“괜히 휘말릴까 봐”… 커지는 학생들의 부담
이런 인식이 퍼지면서 학생들이 느끼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예전에는 단톡방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크게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혹시라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말을 아끼거나 아예 대화를 피하는 경우도 생긴다. 단톡방이 편한 소통 공간이기보다는, 조심해야 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학 입시와 연결된다는 인식까지 더해지면서 긴장감은 더 커진다. 학교폭력 관련 기록이 생활기록부에 남고, 그것이 입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괜히 단톡방 때문에 문제 생기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생긴다. 실제로는 모든 경우가 그렇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행동이 달라진다.

[사진= AI 생성 이미지]
학부모의 경고와 학생들의 현실 사이
학부모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단톡방에서의 갈등이 예상보다 크게 번지는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단순한 온라인 대화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 자녀에게 “괜히 그런 데 끼지 마라”, “문제될 것 같으면 바로 나와라”는 식의 조언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이 역시 쉽지 않다. 단톡방은 정보 공유의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에, 무조건 빠지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학생들은 애매한 상황에 놓인다. 들어가 있어야 하는 공간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편하게 있을 수도 없는 공간이다. 누군가를 향한 말이 나오면 그냥 넘겨도 될지, 아니면 나가는 게 맞는지 고민하게 된다. 이 고민 자체가 단톡방의 성격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 말자”보다 중요한 건 공간의 성격 이해
이 문제를 단순히 “단톡방을 하지 말자”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미 학교생활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이다. 대신 필요한 건 이 공간의 특성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단톡방은 가볍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기록이 남고, 여러 사람이 함께 책임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오프라인보다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생기자 경하규(상해한국학교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