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집과 가족 이야기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중국 드라마 ‘안가(安家)’다.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부동산 이야기이지만, 단순히 집을 사고파는 과정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는다. 드라마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그 안에 담긴 가족애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 ‘팡쓰진’은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며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집을 사려는 사람, 집을 팔려는 사람, 그리고 각기 다른 사연과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거래 이야기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의 삶과 선택, 현실적인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집이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과 상황을 보여주는 요소라는 점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사진= 상하이에서 촬영한 중국 드라마 ‘안가’ 포스터]
상하이의 현실을 담아낸 도시 풍경
드라마에는 쉬자후이 등 상하이의 실제 동네들이 자주 등장한다. 높은 빌딩과 복잡한 거리, 빼곡하게 들어선 건물들을 보다 보면 이 도시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부동산 거래 장면들은 상하이 특유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한 작품은 화려한 장소에만 머물지 않는다. 낡은 아파트와 재개발이 진행 중인 동네, 새로 지어진 고급 아파트까지 다양한 공간이 번갈아 등장한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사람들의 생활 환경이 얼마나 다른 지 화면을 통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어떤 집에 사느냐가 경제적 상황과 삶의 방식을 드러내기 때문에, 공간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처럼 작동한다.


[사진= 안가 촬영지,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사는 구베이 부동산중개소 ‘롄자(链家)’]
드라마 속 공간 ‘쓰난공관’
중국 드라마 ‘안가’ 속 ‘샹공관’의 실제 배경은 상하이 황푸구 쓰난루(思南路) 51·53·55·57·59·61번지 일대에 위치한 ‘쓰난공관(思南公馆)’이다. 나는 이곳을 직접 방문하며 드라마 속 장면과 현실 공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체감할 수 있었다.
쓰난공관에 들어서자 화면에서 보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졌다. 단순한 촬영지가 아니라 살아 있는 역사 공간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다가왔다. 특히 이곳은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51채의 ‘라오양팡(老洋房·옛 서양식 주택)’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형태의 주택들이 모여 근대 상하이의 생활 방식과 서구 문화의 영향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었다. 드라마에서는 이러한 공간이 ‘고급 주택’의 이미지로 소비되지만, 실제로는 건축적·역사적 가치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사진= 안가 촬영지, 라오양팡 건물을 유지하고 있는 ‘쓰난공관’]


[사진= 드라마 속 쓰난공관의 라오양팡 vs. 현재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는 모습]


[사진= 드라마 속 쓰난공관의 라오양팡 vs. 현재 매장 모습]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골목
직접 골목을 걸으며 오래된 건물들이 보존된 채 카페와 문화 공간 등으로 활용되는 모습을 보니, 도시가 과거를 유지하면서도 현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미디어는 공간을 단순화해 보여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에게 새로운 관심과 방문을 이끌어내는 역할도 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 드라마 속 한 장면으로만 보였던 장소가 실제로는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가 살아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이 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다.

[사진= 쓰난공관 라오양팡의 내부]
상하이를 가장 현실적으로 담아낸 작품
이 드라마는 부동산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대 도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까지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집값 상승, 계층 간 격차, 재개발로 인한 갈등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로 확장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이야기의 현실감을 높여주며, 시청자로 하여금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상하이는 단순히 화려한 대도시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이어가는 현실적인 공간으로 다가온다. 화려한 야경 뒤에 숨겨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집을 둘러싼 수많은 선택들이 모여 하나의 도시를 만든다는 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런 의미에서 ‘안가’는 상하이를 가장 솔직하게 담아낸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학생기자 장하준(상해한국학교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