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상하이의 이른 아침에 성저우(嵊州新昌)행 기차에 올랐다.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논과 밭에는 파릇파릇한 채소와 벼들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 기차가 항저우를 지나니 비가 멈추고 하늘은 흐리지만 멀리 안개에 자욱한 산들도 보이고, 항저우 만을 따라서 출렁이는 강물도 보인다. 비가 멈추니 산행에 대한 기대감에 마음이 먼저 톈무산(天姥山)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상하이에서 기차로 두 시간 정도를 달려서 만나게 되는 성주의 톈무산은 얼마나 운치 있는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줄까, 당나라 시인 이백은 톈무산을 시처럼 깊이있고 그림처럼 운치있는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이라고 극찬을 했는데, 산의 어떤 모습이 시인의 맘을 사로잡았을지 너무도 궁금하다.
즐거운 산행 톈무산(天姥山)


기차에서 내리니 날씨는 화창하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상쾌한 기분으로 톈무산 풍경구(天姥山风景区)에 가는 버스를 타고 처음 가는 낯선 산을 찾아갔다. 산 정상에 가면 뭐가 보일까, 등산로는 어떤 모습일까, 이백, 두보, 백거이 등 당나라 시인들은 무슨 이유로 이 산을 시로 써서 남겼을까. 궁금증을 찾아서 오늘도 신나게 즐겁게 웃으면서 산행을 해야겠다.
톈무산 풍경구 입구에 도착하면 걸어서 올라갈지 풍경구 셔틀버스를 타고 갈지 선택해야 한다. 오래된 옛길로 걸어가면 산 정상까지 3시간 정도 소요되고, 4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셔틀버스를 타면 20분은 버스를 타고, 약 40분 정도는 걸어서 1시간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바람과 구름이 동행하는 등산로
더위를 날려주는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하얀 뭉게구름이 두둥실 흘러가는 등산로는 졸졸졸 계곡물소리와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면서 걷게 된다. 시인들이 왜 이곳을 좋아했을지 공감이 되고, 삶에 에너지를 듬쁙 얻을 수 있고, 자연의 푸르름이 마냥 좋아서 걷는 것 자체로 힐링이 되는 곳이다. 등산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야영장이 있는데 연둣빛 푸르름이 얼마나 멋지고 발길을 끌어당기는지 시간이 있어서 야영을 한다면 얼마나 환상적일지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곳이었다. 멀리 보이는 금은대(金银台)는 왠지 모르게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산은 등산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갈라져서 한쪽은 화창하게 햇빛이 좋은데, 다른 한쪽은 짙은 구름이 대비를 이루는 놀라운 모습이었다.
정상의 전망대 ‘금은대(金银台)’




산 정상에 오르면 멀리 보이는 산아래 마을과 차밭 그리고 저수지까지 모든 것이 한 폭의 그림처럼 운치있고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산아래 마을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연에 일부처럼 욕심없이 살아가면 삶 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일 것 같은 무위자연을 꿈꾸게 된다. 정상에서 잠깐 쉬고 나니, 날씨가 급변해서 점점 바람이 심하게 불더니 먹구름이 몰려왔다. 금은대를 관리하는 분이 이곳은 비바람이 몰아치면 우산도 필요 없고 천지를 분간할 수가 없으니 빨리 내려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빠르게 하산을 했다.
마술처럼 한순간에 바뀐 먹구름



한순간에 몰려온 먹구름은 금방이라도 장대비가 쏟아질듯이 으름장을 놓아서 정신없이 달려서 내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멋진 먹구름은 내 마음을 사로잡고 그 순간 그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벅찬 감동이었다. 놀라서 급하게 내려오니 날씨는 우리들을 비웃듯이 다시 쨍하고 해가 나왔다. 예상보다 일찍 하산을 해서 산골 길거리 장터에 들렸다. 과일과 야채가 신선하고 가격이 너무 착해서 무겁다는 것을 알면서도 뿌듯하게 구입했다. 호박잎은 한 묶음에 2원, 옥수수는 다섯 개에 10원, 자두는 10개에 5원을 주고 사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톈무산(天姥山) 가는 방법
상하이 송장역(上海松江)에서 8시 36분에 출발해서 신창역(嵊州新昌站)에 10시 30분에 도착했다. 신창역에서 10시50분에 출발하는 풍경구 전용버스로 풍경구 입구까지 갔다.
• 상하이송장역(上海松江站)-신창역(嵊州新昌站): 1시간 54분 소요
• 기차요금: 100元
• 버스요금: 1.5元
• 풍경구 셔틀버스 요금: 12元(왕복)
• 목적지: 톈무산풍경구(天姥山风景区)
• 입장료: 무료
• 주소: 浙江省嵊州新昌县儒岙镇天姥山风景区
글·사진_ 정은희
상하이산악회 단체방을 운영하며 매주 상하이 인근 산행을 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상하이리포터, 한국컬러앤드패션트렌드센터(CFT) 패션애널리스트, 상하이 <좋은아침> 기자로 활동했다. (wechat ID golomb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