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상하이 날씨는 ‘랜덤 모드’ 그 자체다. 고온다습한 찜통더위가 이어지다 갑작스레 폭우가 쏟아지는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거리 시민들은 타들어 가는 불볕에 시름시름 앓다 세차게 퍼붓는 폭우로 물에 빠진 생쥐가 되기도 한다. 이럴 때는 불볕더위도 비도 두렵지 않은 실내 박물관으로 ‘문화 피서’를 떠나 보자. 에어컨 바람이 상쾌한 상하이 ‘무료 피서 박물관’ 10곳을 5일 상하이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상하이와우(ShanghaiWOW)가 소개했다.
와이탄 미술관
外滩美术馆





올해 5월부터 전 구역 무료로 개방하면서 와이탄위안(外滩源) 골목에 자리 잡은 100년 역사의 예술의 전당은 더 이상 사전에 예약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게 됐다. 특히 1874년 설립된 아시아 문화 협회 빌딩은 중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세워진 박물관 중 한 곳으로 한때 ‘후치우로(虎丘路)’가 ‘박물관로’로 불릴 만큼 큰 영향력을 자랑한다. 지금은 상하이 문화 랜드마크의 ‘형님’ 격으로 평가된다.
과거 판다 박제 표본을 전시했던 이곳은 2010년부터 상하이 와이탄 미술관의 터전으로 1층부터 6층까지 전시 구역으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개관 15주년을 맞아 유료 입장 제도를 폐지하고 무료로 전환되어 무더위를 피해 문화 갈증을 채울 수 있는 ‘문화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 수~일 11:00~20:00
· 黄浦区虎丘路20号
상하이 공안박물관
上海公安博物馆







겁 많은 사람은 입장을 주저하게 되는 하드코어 박물관으로 무더운 여름철 ‘현실 공포’를 느끼기 좋은 곳이다. 중국 최초 경찰 전문 박물관이지만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한산하게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특히 3층 수사 전문관은 이곳에서 꼭 봐야 할 필수 코스로 꼽힌다. 입구에 걸린 “일부 전시는 불쾌함을 줄 수 있으니 참고하여 관람 바랍니다“는 팻말에서 알 수 있듯, 내부에는 지난 수십 년간 상하이에서 발생한 범죄에 실제 사용된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칼, 총, 도끼는 물론 벽을 타기 위한 로프 사다리, 시신을 감싼 종이 등 범인들의 기이하면서도 잔혹한 범행 수법을 현실 도구로 설명하고 있어 등골에 서늘함을 더한다.
박물관 내부에는 티란차오(提篮桥) 감옥을 복원한 공간을 통해 역사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으며 4층에는 박물관 대표 보물로 꼽히는 손중산 선생이 직접 사용한 브라우닝 권총을 만나볼 수 있다.
· 9:00~16:30(월요일 휴관)
· 徐汇区瑞金南路518号
상하이박물관 동관
上海博物馆东馆






무려 7년간의 시간을 들여 조성된 상하이박물관 동관은 세계 최고급 중국 고대 예술 박물관으로 상하이에서 꼭 가야 할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힌다. 거대한 바다의 역동적인 파도를 동관의 외관은 ‘바다처럼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경이로움을 더 하는 사실은 천연석으로 보이는 외벽 재질이 사실은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석재 질감의 투광(透光) 소재라는 것이다.
약 12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동관에는 총 20개 전시관과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전시 중인 유물만 1만 5000점으로 국내외 통틀어 가장 완벽한 체계를 자랑하는 중국 고대 청동관, 끊임없이 국보급 작품을 새롭게 선보이는 서화관 등 이곳을 방문한 관람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동관 내부에는 전시 관람 중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 스토어, 디즈트 코너, 레스토랑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3층에는 옥상 정원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 10:00~18:00(화요일 휴관)
· 徐汇区蒲西路221号
상하이 기상박물관
上海气象博物馆





100년 역사의 아름다운 건물이 눈을 사로잡는 상하이 기상박물관은 많은 이들에게 사진 촬영지로 이름나 있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건물 외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극동 제일의 기상대’인 이곳은 1872년부터 현재까지 한 번도 중단되지 않고 꾸준히 기상 관측을 이어오고 있다.
세계에서 두 곳뿐인 ‘세기 기상 관측소’이자 앞서 세계기상기구(WMO)로부터 국제 세기 기후 관측소 인증서를 받은 상하이 기상박물관은 세계 3대 기준점 중 한 곳으로 국제천문협회가 표준 시간 기준점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박물관 내부에는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물들이 가득하다. 특히 1850년대에 제작된 수직 기압계는 현재 세계에 단 5대만 남아 있는 진귀한 유물로 꼽히며 1900년경 제작된 적수 온도계, 수인 온도계, 머리카락 습도계 등도 과학적으로도 미학적으로도 정교함과 섬세함을 자랑한다.
2층에 ‘32방위 나침반’도 필수 인증 코스로 꼽힌다. 뾰족한 바늘 중앙의 ‘메아리 벽’에 서서 천장을 향해 소리를 내면 메아리 소리는 나에게만 들려오며 주변 사람들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다.
· 10:00~15:00(월요일 휴관)
· 浦东新区世纪大道1952号
· 위챗 공식 계정 ‘上海气象博物馆’ 매주 월요일 11시 예약 오픈
상하이 교향음악 박물관
上海交响音乐博物馆







상하이에서 가장 예약하기 어려운 박물관으로 상하이 기상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곳이다.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양 정원식 건물은 민국 시기 ‘샤페이로(霞飞路) 중앙 별장 구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한때 상하이탄 제1의 개인 정원으로 ‘염료의 왕’ 전설적인 부자 스토리를 품고 있는 곳이다.
지금은 중국 최초의 교향 음악 박물관으로 짙은 갈색의 나무 바닥, 나무 걸레받이, 계단, 옛날 벽난로 등 100년 역사를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이 다수 자리 잡고 있다. 전시관에는 300여 점의 전시품이 있으며 이 중에는 중국 최초 연주용 스타인웨이 피아노, 국내 현존 가장 오래 된 교향음악 연주 프로그램, 과거 행정부 악단이 사용한 타자기, 튜바, 주젠철(朱践耳) 선생과 60년을 함께 한 피아노 등 귀중한 소장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 9:30~16:00(월요일 휴관)
· 徐汇区宝庆路3号
· 위챗 공식 계정 ‘地产宝庆’ 방문 3일 전 12시 예약 오픈
세계 기능 박물관
世界技能博物馆





양푸 빈장(滨江)에 위치한 세계 기능 박물관은 전 세계 최초로 ‘세계 기능’을 이름으로 한 박물관이자 세계기능조직이 유일하게 인정한 공식 박물관이다. 1930년대 영국상업양행이 설계한 용안창팡(永安栈房)을 전신으로 하고 있어 겉보기에 튀지 않는 평범한 외관과 대비되는 내부 팔각 기둥 구조가 눈에 띈다.
박물관은 6가지 핵심 전시 구역으로 나뉜다.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기능 관련 귀중품 2000여 점은 전통 기예에서 최첨단 과학 기술로 발전하는 역사 과정을 상세히 나타낸다. 이 밖에도 푸싱하오(复兴号) 고속철 운전 체험과 같은 아이들이 놀며 지식을 키울 수 있는 체험형 전시도 마련되어 있다.
· 9:00~17:00(월요일 휴관)
· 杨浦区杨树浦路1578号
건축 모형 박물관
建筑模型博物馆






중국 최초의 건축모형 박물관으로 중국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건축물들을 단 하루 만에 볼 수 있어 상하이에서 가장 예약하기 어려운 박물관으로 꼽힌다. 밤잠을 포기하고 자정 시간을 노려 서둘러 예약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다녀간 관람객들은 “그럴 가치가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박물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약 6000개의 파이프로 만들어진 순백색의 전시 공간이 펼쳐진다. 유명 건축가 위팅(俞挺)이 설계한 전시관 내부는 하얀 미로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선사하며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전시관 내부에는 중국 국내외 정상급 건축가들의 작품 수백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자하 하디드의 벤치 작품과 안도 타다오의 ‘꿈의 의자’ 등 거장들의 작품을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수~금 14:30~15:30, 토 14:30~17:00
· 静安区江场三路191号风语筑设计大楼9F
· 위챗 공식 계정 ‘建筑模型博物馆’ 매일 밤 자정(0시) 입장권 오픈
상하이 통신박물관
上海电信博物馆




1922년 지어진 덴마크 대북전신회사 건물 전신의 상하이 통신박물관은 청나라 때 전신, 전화가 처음 도입된 시기부터 휴대폰과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발전한 현재까지 중국 통신 발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머리 위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천장과 고풍스러운 벽난로, 알록달록 유리창까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전보 센터 중 한 곳인 만큼 진귀한 옛 통신 기기들을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회전식 전화번호 인덱스는 제작 당시 상하이 전역의 모든 전화번호가 기록되어 있는데, 손이 빠른 번호 안내원은 20초 만에 요청받은 전화번호를 찾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 토, 일 9:30~12:00, 13:00~16:30
· 黄浦区延安东路34号
상하이 우편박물관
上海邮政博物馆





쑤저우허(苏州河) 부근의 랜드마크 건물로 많은 상하이 시민에게 익숙한 건물이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체국 빌딩은 중국 근대 우편 발상지 중 한 곳으로 ‘상하이 10대 건축물’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유럽 절충주의 건축 스타일로 지어진 덕에 이탈리아 바로크 양식의 시계탑과 영국 고전주의 기둥을 모두 볼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화려한 대칭의 나선형 계단과 기개 넘치는 홀, 크림 케이크를 연상시키는 석고 천장이 탄성을 자아낸다. 정문에서는 루자주이 삼총사(국제금융센터, 상하이타워, 진마오타워)와 동방명주가 한 프레임에 담겨 인증샷을 남기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박물관 내부는 5000평방미터 규모의 전시홀에 청나라 시기부터 중국 각 시대의 우표와 200여 개 국가 및 지역에서 교환한 외국 우표, 각 시대의 우편 관련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아름답기로 알려진 유리 돔 아래의 중정(中庭)은 주말에만 개방된다.
· 9:00~16:00(월요일 휴관)
· 虹口区天潼路395号
중국 증권박물관
中国证券博物馆


왕가위 감독의 드라마 ‘판화(繁花)’ 속 아바오와 차이스링이 신주 청약통장을 얻기 위해 거래소에서 인파에 밀리던 장면이 촬영된 장소로 드라마 애청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구 푸장호텔(浦江饭店)에 위치한 이곳은 그 역사적 이야기만으로도 책 한 권 분량이 나올 만큼 사연 넘치는 곳이다. 중국 최초의 호텔이자 극동 지역 가장 현대화된 설비를 갖춘 최고급 호텔이었던 푸장호텔은 1990년 상하이 증권거래소가 인수하면서 화려한 공작홀이 증권 거래소 메인 홀로 탈바꿈하게 된다. 현재 이곳은 그 당시 증권 거래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해 그 시절 사람들의 열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 9:30~16:00(월요일 휴관)
· 虹口区黄浦路15号
※ 출처: 상하이와우(ShanghaiWOW)
※ 일부 박물관 사전 예약제 실시, 방문 전 개관 여부 확인 필수.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