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으로 빚은 질서의 미학
실크스크린 회화, 금속 설치작품 등 30여점 선보여


한국 조각가 김병호의 개인전 <대칭정원(对称花园)>이 지난 7일 황푸구 지우스예술살롱(久事艺术沙龙)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김병호가 지난 20여 년간 축적해 온 조형 실험의 정수를 집약한 자리로, 1998년 제작된 초기 실크스크린 회화부터 2024~2025년 신작 금속 설치작품에 이르기까지 30여 점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금속으로 질서를 조형하다”
김병호는 금속을 붓처럼 다루며 ‘질서의 철학’을 시각화하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1974년생으로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는, 전통 조각가의 수공예 방식을 넘어선 ‘공학적 사고의 예술가’다. 그는 설계도면을 직접 작성하고, 알루미늄·황동·스테인리스 등 금속 소재를 공업적 공정으로 제작함으로써 ‘산업 구조를 시각 언어로 전환’한다. 작품은 차가운 기계 구조를 띠지만, 정교한 대칭과 미세한 불균형이 공존하며 묘한 긴장감과 생명감을 만들어낸다.
대표작 <323개의 가시>는 323개의 황동 스파이크를 알루미늄 베이스에 정밀 고정한 작품으로, 문명 질서의 불안정성을 상징한다. <수직정원>에서는 매달린 원형 유닛이 마치 과일처럼 진동하며, 인공 구조 속에서도 자연의 리듬을 느끼게 한다. <264방울의 눈물>은 유리 코팅된 금속 모듈을 통해 차가운 재료 안에 감정의 파동을 불어넣는다.
“대칭의 미학, 감성과 기계의 경계를 넘다”
이번 전시는 세 개의 테마 공간으로 구성됐다. ‘금속의 풍경’, ‘문명의 단면’, ‘팽창하는 인공자연과 그 균열’이라는 소제목 아래, 김병호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대칭과 균형”, “질서와 자유”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조형 실험을 넘어, 인간이 만든 체계 속에서 개인의 위치와 감정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성찰하게 한다.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 박남희 한국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김병호의 ‘대칭정원’은 산업 구조의 뼈대 위에 청금석빛 눈물의 감성을 입힌 작품세계”라며 “기계적 질서와 인간적 감성이 충돌하며 새로운 미학의 균형을 만들어낸다”고 전했다.
<대칭정원 对称花园>
•2025년 11월 8일~2026년 2월 1일
•매일 10:00~18:00(17:30전 입장)
•久事艺术沙龙(黄浦区北京路230号1楼)
고수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