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권을 샀는데도 이코노미석에서 원하는 좌석을 고를 수 없는 상황이 확산되면서, 중국 당국이 주요 항공사들을 불러 직접 문제를 짚고 나섰다. 26일 상관신문(上观新闻)에 따르면 장쑤성 소비자위원회는 21일 동방항공, 남방항공, 중국국제항공, 하이난항공, 샤먼항공, 선전항공, 산동항공, 쓰촨항공, 춘추항공, 지상항공 등 10개 항공사와 소비자 권익 침해 문제를 집중 점검하는 온라인 면담을 진행했다.
위원회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锁座’로 불리는 유료좌석 운영에서 드러난 핵심 문제를 공개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코노미석에서 유료좌석이 광범위하게 설정되어 있으며, 선호 좌석이 과도하게 묶여 있었다.
조사된 10개 항공사의 모든 이코노미석에 유료좌석이 있었고, 항공권 구매 단계에서 유료좌석 비율은 19.9%~62.1%, 평균 38.7%에 달했다. 이 유료좌석은 이코노미석의 전열(前排), 창가, 통로 등 선호도가 높은 좌석이 ‘자물쇠’모양으로 잠겨져 있어 선택이 불가능하다. 무료 선택이 가능한 좌석은 중간열이나 뒷좌석 등 상대적으로 불편한 자리에만 배치됐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크게 축소된 셈이다.
유료로 묶인 좌석은 주로 회원 포인트·마일리지로만 선택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비회원이나 가끔 여행하는 승객은 포인트를 확보하기 어려워 기본 좌석만 선택할 수밖에 없고, 일부 항공사는 포인트·마일리지 유료 구매 경로까지 추가해 실질적으로 ‘기본 좌석 선택권’을 유료 서비스로 쪼개놓았다.
정보 안내가 불투명하고 설명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일부 항공사는 선택 화면에서 유료좌석 여부와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항공권 구매 시에도 관련 규정과 요금 안내를 뚜렷이 고지하지 않았다. 고객센터 설명 역시 “안전 보장”, “시스템 기본값” 등 모호한 답변이 많았다.운송 약관에는 불공정 조항이 포함돼 항공사와 소비자의 권리·의무가 불균형적으로 설정되어 있다.
장쑤성 소비자위원회는 “항공 운송은 공공성이 큰 서비스이며, 항공사가 기본 서비스 범위에 포함되는 좌석을 유료좌석 형태로 전환하는 관행은 소비자의 공정거래권과 자율 선택권을 약화시키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항공사에 ▲ 좌석 운영 규정을 전면 점검해 과도한 유료좌석 설정을 해제하고, 포인트·마일리지·유료 결제 방식 등 변칙 유료화를 중단할 것 ▲ 무료로 선택할 수 있는 좌석은 충분하고 균형 있게 배치할 것 ▲ 응급 좌석·특수 승객 좌석 등 최소한의 필요 목적만 예외로 인정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위원회는 이들 항공사에 15영업일 이내로 서면 시정 결과를 제출하도록 요구했으며, 향후 시정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