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중국산 리튬배터리에 부과하던 고율 관세를 대폭 인하하면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대미 수출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전망이다. 특히 저장용 배터리 분야에서는 단기적인 ‘사재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 계면신문(界面新闻)은 한 중국 리튬배터리 상장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관세 인하는 확실한 호재”라며 “미국 시장에서 수요 회복과 사업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12일, 중국과 미국 정부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경제무역 회담 공동 성명을 통해 오는 14일까지 상호 고율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해오던 평균 145%의 관세율을 3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번 인하로 전기차용 배터리의 관세는 58.4%로, 저장용 배터리를 포함한 비차량용 리튬배터리는 40.9%로 낮아졌다. 각각 기존 대비 115%포인트 이상 인하된 수치다.
에너지 시장 분석기관 ‘뤄이즈더(睿咨得)’의 연구원 천산(陈姗)은 “관세 부담 탓에 수출을 미뤄왔던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다시 미국 시장에 주목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저장용 배터리를 중심으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배터리 전문 정보업체 신뤄자문(鑫椤资讯)의 장진후이(张金惠) 연구원도 “저장용 리튬배터리의 핵심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사실상 중국뿐”이라며 “40%대 관세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이 뛰어나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기업들도 주요 고객으로 꼽힌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 4월 22일 “에너지 사업에서 중국산 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현지 생산 전환을 추진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일부 수요만 충당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번 관세 인하는 임시 조치에 불과하다. 중미 공동 성명에 따르면 미국의 24% 추가 관세는 우선 90일간 유예되며, 이후 재개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에 따라 중국산 리튬배터리의 미국 수출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유동적인 상황이다.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