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부동산 업계가 심각한 침체에 빠진 지 4년이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 본토 A주 상장 부동산 기업이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일 차이신(财新)에 따르면,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Wind)는 3일 A주 부동산 관리·개발 테마주의 74개 상장사가 공개한 2025년 실적 전망 데이터를 취합해 지난해 이들 기업의 예상 적자 규모가 총 2400억 위안(50조 62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구조적으로 보면, 업계 손실은 부동산 대기업에 고도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예상 적자가 가장 심각한 10개 부동산 기업의 총적자액은 1940억 위안(40조 9200억원)으로 전체 예상 적자 규모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완커A의 예상 적자액은 820억 위안(17조 3000억원)으로 A주 상장 부동산 기업 가운데 가장 컸다. 일각에서는 완커가 역대 A주 부동산 기업의 연간 적자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완커는 1984년 설립된 이후 오랜 기간 매출 상위권을 유지했으나, 지난 2024년 모회사 귀속 순손실 494억 7800만 위안(10조 4400억원)으로 상장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11월 완커 채무 위기가 공식화되면서 실적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화샤싱푸, 뤼디콩구, 화차오청A, 진디그룹 등 4대 부동산 기업도 지난해 연간 예상 적자 100억 위안(2조원)대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예상 손실 구간은 각각 160~240억 위안, 160억~190억 위안, 130억~155억 위안, 111억~135억 위안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24년 상기 4개 부동산 기업의 모회사 귀속 순손실은 각각 48억 위안(1조 120억원), 156억 위안(3조 2900억원), 87억 위안(1조 8400억원), 61억 위안(1조 2900억원)이었다. 지난해 100억 위안대 적자를 기록한 부동산 기업 5곳 모두 손실 규모가 전년도보다 더욱 확대된 셈이다.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 결제 규모가 하락하면서 이월 가능한 면적과 매출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당기 이익 창출이 직격타를 입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일부 부동산 대기업들이 시장 변화에 따라 기존 프로젝트와 관련 자산에 감액 테스트를 실시하고 감액 손실을 확인하면서 단기적인 적자 규모가 더욱 확대된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밖에 그간 흑자를 유지한 부동산 기업이 이번 주기에서 과거 프로젝트 결산을 집중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해당 영향이 처음으로 손익 계산서에 반영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일부 소수 부동산 기업이 지난해 실적 상승, 흑자 전환을 예고했으나, 이는 재무 구조조정, 자산 매각, 투자 회수 등에 따른 결과로 부동산 본업과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지적된다.
한편, 중국 대형 증권사 선완홍위안(申万宏源) 산하 연구기관인 선완홍위안 리서치는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년 주요 부동산 기업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업계의 가장 힘든 시기는 점차 지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향후 우량 기업의 매출 투자 등 영업 부문의 지표가 먼저 안정적으로 반등한 이후 결산 단계 실적도 바닥을 찍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