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했다 하면 세계 최대, 최고’


역시 중국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상하이박물관 인민광장점에서 열리고 있는 고대 이집트 특별전은 규모와 내용 모두 어마어마하다. 무려 787점의 유물이 이집트에서 날아왔고, 2024년 7월 19일부터 2025년 8월 17일까지, 13개월 동안 이어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계 최초 공개된 사카라 무덤(Saqqara Tombs) 유물이다. 이집트가 해외에 300점 이상 유물을 대여하는 일은 드문데, 중국에게는 화끈하게 빌려줬다. 이집트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유물들을 상하이에서 이집트에 가는 것보다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148위안. 2층의 메타버스 VR 전시 공간은 별도 요금 198위안이다. 200만 명 이상이 이 전시를 관람했고(그 중에 나도 있다), 벌써 관광 수입이 7억 위안 넘었다고 한다. 역시 상하이다.
관람은 총 3개의 테마관으로 나뉜다.
– <파라오의 나라>
– <사카라 무덤의 비밀>
– <투탕카멘의 세계>
각 전시관마다 신분증을 확인한다. 여권을 보여주거나 번호를 제시하면 되는데, 굳이 세 번이나 확인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입구에서 한 번으로 충분할 것 같은데 말이다. “신분증!”을 외치는 직원 목소리에 전시장에 울린다.
도슨트 투어를 따라온 단체 관광객도 있고, 다른 도시에서 온 이들도 많다. 시간 별로 입장 가능한 인원을 예약했는데도 사람이 많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오픈런을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사카라 무덤> 전시관이다. 고대 이집트 수도 멤피스 근처, 인류 최초의 석조 건축물이라 불리는 이 무덤은 임호텝(Imhotep)이 설계했다고 한다. 전시장엔 고양이 여신 바스테트(Bastet)와 관련된 유물도 많다. 겹겹의 나무관 속에 미라가 들어 있는 모습, 그걸 보여주는 엑스레이 사진, 심지어 고양이 미라까지. 이집트인들이 죽음을 얼마나 중요한 일로 여겼는지 실감한다.


인간의 수명이 40세 남짓이던 시대. 살아 있는 시간보다 죽은 뒤의 시간이 더 길다고 믿었다. 삶보다 죽음이 더 중요했고, 죽기 위해 살은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3천 년 전의 조각과 채색, 문양, 금속 세공술은 지금 봐도 정교하고 세련됐다. 죽음을 위한 문명이 이토록 찬란하다.

<투탕카멘의 세계> 전시관에 들어서면 대형 파사드와 영상이 압도한다. 가장 젊은 파라오로, 또 1922년의 극적인 무덤 발굴로 유명한 투탕카멘. 죽은 자를 위한 공간을 꾸미고 가꾼 그 정성이, 지금은 전 세계 전시장을 돌며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 죽은 이들이 이 사실을 알면 어떤 기분일까?
중국어로 피라미드는 ‘금자탑(金字塔)’이라 부른다. ‘금자탑 안의 그대, 지금 행복한가요?’ 문득 물어보고 싶어 진다.
하나 더.
2025년 8월 10일부터 폐관 전날인 17일까지, 전시관은 160시간 연속 개방된다고 한다. 한 여름 밤에 파라오와 미라, 고양이 바스테트 여신과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상하이의 여름밤, 잠들기에는 너무 아깝다.”

[사진=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상하이박물관(上海博物馆)
주소: 上海市黄浦区人民大道201号
-고대 이집트 특별전
입장료: 성인 148위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