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반 문화유산 복원과 판독
문화유산 연구는 오랜 시간 이어져 왔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암호’ 같은 유물과 문헌이 남아 있다. 그런데 최근 AI 기반 복원·판독 기술이 등장하면서, 인간이 수백 년 동안 읽지 못했던 텍스트와 그림, 파손된 기록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고대 문명의 숨겨진 이야기를 여는 새로운 창이 되고 있다.
AI가 읽어낸 2000년 전의 철학: 파피루스의 언어

[사진= 파피루스 두루마리 x선 스캔본(출처: now news)]
고대도시 폼페이를 파괴한 화산 폭발로 훼손된 파피루스 두루마리가, 이제 AI 덕분에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헤르클라네움에서 발굴된 파피루스 두루마리를 AI로 해독하는 시도가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었다고 보도했다.
수백 개의 파피루스가 발굴되었지만, 화산재와 세월의 손상으로 종이는 매우 약해 열어 읽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겉으로 보면 새까만 돌덩이처럼 굳어버린 두루마리였지만, AI는 화면 속에서 글자를 하나씩 읽어내어 철학적 글과 일상 기록까지 밝혀냈다. 오래전 잊혀진 사상의 흔적이 이제야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되살아난 중국 최초의 문자: 갑골문

[사진= 갑골문의 디지털 복제품(출처: Shining 3D)]
중국의 갑골문은 상나라 시대, 거북이 등껍질과 동물 뼈에 새겨진 초기 한자다. 시간이 흐르며 풍화와 손상으로 판독이 어려웠지만, AI 덕분에 분석 속도와 정확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텐센트 디지털문화실험실 연구원들은 AI를 활용해 갑골문을 검출하고 식별하며, 모사본 생성과 해독까지 진행하며 방대한 문헌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또한 디지털 박물관에서는 방문객들이 갑골을 360도로 회전시키며 숨겨진 문양을 관찰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3D 모델은 고충실도 복제품과 디지털 수집품으로 연결되어, 고대 비문을 언제 어디서나 시공간의 제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디지털로 복원된 조선의 기록: 조선왕조실록

[사진= 조선왕조실록(출처: 국립 고궁박물관)]
한국의 조선왕조실록도 역시 AI 덕분에 새로운 분석이 가능해졌다. 수기 필체를 AI가 디지털로 전사하면서 방대한 기록을 쉽게 검색하고 패턴을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역사학자들은 AI로 복원된 기록을 바탕으로, 당시 정치, 경제, 문화 상황등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전에는 읽기 어려웠던 작은 글씨와 손상된 문서들도 이제 화면 위에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AI 복원의 한계와 윤리적 문제
반면, AI 복원은 어디까지나 확률적 추정이라는 한계를 가진다. 때로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건을 만들어내는 역사적 ‘가짜뉴스’가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는 AI가 홀로코스트 피해자를 가상으로 만들어 유포한 사례가 있었고, 인터넷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재난 사건이 사실처럼 게시되기도 했다. AI는 기존 자료를 기반으로 내용을 생성하다 보니, 사실과 다른 정보를 만들어내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역사 연구에서 AI를 활용할 때는 기술적 진보와 함께 윤리적 판단도 필수적이다.
미래의 문화유산 연구
AI는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역사 연구의 새로운 동반자가 되었다. 서양의 파피루스, 중국의 갑골문, 한국의 조선왕조실록까지, AI는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기록을 해독하며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하지만 연구자와 사회는 AI가 만들어낸 역사적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지, 그 윤리적 기준과 책임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학생기자 구은채(콩코디아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