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타이완 관련 발언으로 중국 정부가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도쿄 한 여행사의 중국인 관광객 여행 예약량 80%가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환구시보(环球时报)는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최근 중일 관계 악화로 중국인 관광객 유실이 일본 경제에 중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고되는 가운데 한국, 태국, 싱가포르 등이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민항국 데이터에 따르면, 19일 기준, 아직 출발하지 않은 일본행 예약 항공권은 약 90만 장으로 4일 만에 무려 54만 3000장이 취소됐다. 중국 동방항공, 남방항공, 에어차이나, 지샹항공 등이 줄줄이 중일 노선 감편을 단행하면서 취소되는 항공권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예측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일본 여행 취소로 일본이 연간 약 2조 2000억 엔(20조 5300억원)의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손실은 고스란히 ‘대체 관광지’가 누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타이완 유사시 무력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이후인 15일부터 16일까지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 대신 가장 선호하는 해외 관광지로 꼽히면서 한국 노선 국제 항공권 결제량이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 서울은 관광지 검색 키워드 순위 1위에 올랐고 그 뒤를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이었다.
급증하는 수요에 발맞춰 한국 명동, 중구 등 주요 관광지는 중국인 관광객의 결제 편의를 적극 강화하며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서울 한 여행사 대표는 “지난주 후반부터 중국인 관광객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주로 서울 자유여행, 제주도 항공권 호텔 패키지, 겨울 스키 상품에 집중됐는데 많은 고객이 일본 여행을 계획했지만, 이를 취소하고 한국 여행으로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들도 중국인 관광객 유입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태국 국민보는 18일 아디 태국 관광협회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 “중일 관계 긴장이 태국에는 이익이 될 수 있다”면서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일부 중국인 관광객이 태국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태국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4분기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태국 항공시장은 강한 반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태국 라이언에어는 10월 중국 충칭, 톈진과 태국을 오가는 2개 신규 노선을 취항했다.
싱가포르 관광업계도 관광 최적기로 꼽히는 12월~6월에 맞물려 중국인 관광객의 일본 관광 공백을 채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싱가포르 한 여행사는 “일부 일본 여행을 포기한 중국인 관광객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노선을 선택할 경우, 앞으로 몇 달간 싱가포르에 관광객 추가 유입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마케팅 기술업체 중국 거래 플랫폼 데이터에 따르면, 앞으로 수 주간 일본행 출국 항공편 이용량이 지난주 대비 30% 이상 감소한 가운데 내년 1월 전 예약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