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볕이 내려앉은 강변 마을, 논밭 사이 숨어 있는 독립 카페, 예약해야만 오를 수 있는 옥상 공간. 상하이 근교에는 도시가 다른 속도로 흐르는 장소들이 있다.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잠시 느리게 살아도 괜찮은 곳들을 알아보자.
최근 몇 년 사이, 도시 외곽의 농촌 마을에 카페가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단순히 ‘자연 속 카페’가 아니다. 건축가 출신의 사장이 낡은 농가를 직접 리모델링하고, 조경 디자이너가 정원을 가꾸고, 안지(安吉)와 다리(大理)에서 감수성을 키운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내린다. 이른바 ‘촌 카페(村咖)’라 불리는 이 공간들은 자연 속에 있지만 감각만큼은 도시 못지않게 세련되다.


01. 和睦村 허무촌
· 青浦区赵巷镇和睦村
· 지하철 17호선 자송중루역(嘉松中路) 하차 후 택시 2.4km
· 마을 내 임시 주차장 10위안/일 · 노상 무료 주차 가능
쉬징허(徐泾河)가 마을을 조용히 반으로 나눈다. 흰 벽과 검은 기와가 이어지는 강변 거리에는 크고 작은 카페가 열두 개가 숨어 있고, 입간판이 빼곡해서 처음 오는 사람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강남 구전(古镇)의 느슨한 공기가 그대로 흐르는 이 마을에서, 오후를 통째로 쓸 수 있다. 다음은 허무촌에서 가봐야 할 카페 3곳이다.
· 禾畔咖啡 · 허반 카페
건축 설계사 출신의 사장은 다리(大理)의 느슨한 감성과 강남 고택의 온기를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살았다고 한다. 그 두 가지를 허무촌 한 공간 안에 녹여냈다. 자리는 많지 않지만 늘 활기차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헌 책 한 권에 커피 한 잔’이라는 교환 이벤트다. 집에 잠들어 있던 책 한 권을 들고 오면 커피 한 잔으로 돌아온다. 창밖으로는 유채꽃 밭이 펼쳐지고, 반려동물 동반 구역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 赵巷镇和睦村446号
· 매일 08:30~22:30


· 菜园咖啡 (前院後院) · 차이웬 카페
앞마당에서 커피를 시키고 뒷마당으로 걸어가면 세상이 달라진다. 토끼, 염소, 통통하게 살이 오른 미니 돼지까지.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은 커피를 손에 든 채 뒷마당을 서성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만 동물에게 임의로 먹을 것을 주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뒷마당 한쪽에는 직접 가꾸는 텃밭도 있고, 음료에 사용하는 잔 하나하나에도 섬세한 취향이 배어 있다.
· 和睦村369
· 매일 08:00~20:00

· 和田睦舍 · 화전목사
커피보다 차가 마시고 싶은 날에는 이곳이 맞다. 신 중국(新中式) 미학과 일본의 소박하고 절제된 질감의 와비사비 감성이 결합된 건축, 정자와 수로, 다리가 넓은 야외 정원 안에 어우러져 사진을 찍으러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 각기 다른 차 베이스와 계절 과일을 조합한 독특한 음료가 준비되어 있으며, 비 오는 날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이 특히 몸을 녹여준다.
·和睦路和睦村456号
· 매일 10:00~21:00

02.兜内咖啡 도우네이 커피
옥상 위, 도시의 소음이 발 아래로 가라앉는 공간
후저우 안지(湖州安吉)에서 출발한 ‘도우네이 커피’가 상하이에서 첫 번째 매장을 열었다. 장소는 용웬루 거리 안쪽, ‘타오하이 주점(跳海酒馆)’과 함께한다. 낮에는 커피를 내리고, 밤이 되면 술집으로 변신하는 공간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매장이라는 특징 외에도, 도우네이만의 또 다른 공간이 따로 존재한다. 매장 내부에서만 신청할 수 있는 예약제 옥상 공간이 그것이다.
그 자리에 올라서면 시내에 있으면서도 도시와 완전히 단절된 느낌을 받는다. 가장 원시적인 시골 풍경 속에 홀로 서 있는 기분. 이 공간을 촬영한 사진작가들이 하나같이 영감이 폭발했다고 말한 이유가 있다. 시내에 있으면서도 세상과 격리된 느린 공간을 원하는 이에게 권한다.
· 静安区静安寺街道永源路150号
· 매일 10:00~17:00





03. 歇马桥古镇 셰마챠오 구전
입장료도, 주차비도 없다. 그래서 더 오래 머물게 된다
· 지하철 17호선 차오잉루역 환승 쿤산 C11버스 셰마챠오역 하차
· 주차 10위안/1회 · 구전 무료 입장
쿤산과 칭푸의 경계에 위치한 셰마챠오 구전은 상하이 시내에서 자동차로 약 한 시간 거리다. 입장료가 없고, 주차비도 없다. 그러면서도 커피, 디저트, 길거리 음식이 모두 갖춰져 있어 “주말 힐링 성지”라는 별명이 붙었다.


마을 한가운데를 맑은 강이 구불구불 흐르고, 양안에는 카페와 찻집이 줄지어 있다. 대부분의 가게가 호수 뷰 자리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으며, 통유리창이나 노천 테라스로 강 풍경을 끌어들인다. 구전 안쪽 깊숙이 들어갈수록 나룻터가 나타나고 배 그림자가 물 위를 흔든다. 강변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들고 강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음은 세마챠오 구전에서 인기있는 카페다.
· 논밭 뷰 화덕피자가 일품인 CuppoBubbo
마을 안팎에 각각 2개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 바깥 점포는 독립 건물 2층 구조로, 정면에 펼쳐지는 것이 온통 논밭이다. 가게 앞에는 시냇가 자리, 논밭 자리, 그리고 옥상 자리까지 마련되어 있어 같은 날 세 가지 뷰를 경험할 수 있다. 커피부터 간식까지 메뉴가 다양하며, 크림 파


스타와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화덕 피자를 특히 추천한다. 반나절을 느긋하게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 千灯镇机场路歇马桥老街
· 매일 08:30~21:00
· 홍차음료가 맛있는 小满岁岁 샤오만수이수이
구전의 안쪽 깊숙이 걸어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숨은 보석이다. 일본식 목재 간판이 강렬하고, 모든 좌석이 거의 강변뷰다. 향이 진한 홍차 음료가 맛있어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 일행이 있어도 걱정이 없다.
· 江苏省苏州市昆山市千灯镇歇马桥村23组11号
· 매일 09:00~18:00


04. 宝山枋园 바오산 팡위안
8000㎡ 꽃밭 한가운데, 농장이 품은 카페
상하이 바오산에 위치한 팡위안은 8000㎡ 규모의 생화 농장이다. 꽃밭, 실내 화원, 연못, 잔디밭, 정원 그리고 카페가 한 공간 안에 어우러져 있다. 원래 조경 디자이너였던 농장주가 가족과 함께 직접 이 자연 공간을 가꾸고, 농장 안에 카페를 열었다.
커피를 마시고, 화덕에 피자를 굽고, 마음에 드는 꽃을 골라 직접 꽃다발을 만들고, 식물 잎을 천에 찍는 식물 탁염 체험도 할 수 있다. 농장 안에서 돌아다니는 미니 돼지, 염소, 고양이, 강아지가 그 시간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카페가 목적이었다가, 나오면서는 꽃다발을 들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주말과 공휴일에만 운영하며, 사전 예약이 필수다. 농장과 커피의 조화? 아마 직접 체험한 사람만 알 수 있을 것이다.
· 宝山区石太路2883号
· 월화금 11:00~19:30/ 수목 11:00~14:00/ 토 09:30~17:00/ 일 11:00~19:00


05 . 太仓 七十二家理想村 타이창 72가 이상촌
양쯔강 입구에 자리한 ’72가 이상촌(七十二家理想村)’은 이름부터 역사를 품고 있다. 명나라 시대, 바닷가 제방을 쌓기 위해 이 땅에 정착한 72가구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수백 년이 흐른 지금, 그 터 위에 탁 트인 강 풍경과 마을의 고요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이 들어섰다. 논밭, 미니 기차, 초가지붕 서점, 시골 오솔길. 강변을 따라 산책하다 지치면, 마을 카페에 자연스럽게 발길이 닿는다.
· 太仓市浏河镇南村鸭码头路30号

이 마을 안 ‘타이창 강외 민박(太仓江外·度假庄园)’ 본관 1층에는 ‘강외 카페(江外咖啡)’가 있다. 숙박객이라면 언제든 편하게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솔직히 이 커피 한 잔을 위해 여기까지 오는 것은 그리 값진 일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기억하기 위해 커피 한 잔을 곁들이는 건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민박 1층에 있는 카페에서 도시의 바쁜 일상 속 잠시 느린 시간을 음미해보자.
江外咖啡
· 苏州市浏南村
· 매일 08:00~22:00
결국, 우리가 촌 카페를 찾는 이유는 커피 맛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처마 아래로 봄비가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커피, 유채꽃 밭이 창밖에서 흔들리는 걸 보면 같은 원두라도, 장소가 맛을 바꾼다. 빡빡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도심에서 한 발 멀어져 여유로움을 느껴보자.


*참고 shanghaiLook
이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