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처럼 열릴 줄 모르는 지갑에 외식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는 요즘, 한 달 전부터 시작되는 ‘예약 전쟁’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레스토랑들이 있다. 새롭게 등장한 다크호스부터 세계적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전통의 강자까지,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미식가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스타 셰프의 독보적인 실력과 품격 있는 공간 미학, 그리고 탄성을 자아내는 요리로 수개월 전부터 예약 ‘광클’을 부르는 상하이의 핫플레이스들을 지난 19일, 상하이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상하이와우(Shanghai WOW)가 소개했다.
HUMA1095





후마(胡麻) 그룹이 2년이라는 공을 들여 선보인 휴마1095는 상하이 인기 랜드마크 위위안루(愚园路)의 구 제주(Jeju) 자리에서 작지만 강한 존재감을 뽐내며 올해 오픈과 동시에 상하이에서 가장 예약하기 어려운 곳 중 하나로 등극했다.
매장에는 주방을 바라보는 단 8개의 좌석만 배치되어 있다. 코스 가격은 인당 788위안(17만원, 10% 부가세 별도)으로 매일 저녁 두 타임의 예약만 받는다. 파인 다이닝치고는 높은 가성비와 창의적인 메뉴 구성이 특히 호평을 받으며 매달 예약 오픈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여성 셰프가 주방 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유일한 남성 셰프는 화력이 센 볶음요리와 숯불구이를 담당하며 일사분란한 움직임으로 활기찬 분위기를 뿜어낸다.
이번 시즌은 닭을 주 식재료로 17가지 다채로운 요리를 선보인다. 은은하게 입맛을 돋우는 탕을 시작으로 불 향이 물씬 나는 소간버섯 볶음과 볶은 닭고기 단홍가오(蛋烘糕), 중국식으로 변신한 타코와 닭 머리로 만든 태국 북부식 소시지, 닭 다리 살 꼬치, 닭 롤 쌀국수 등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시각과 미각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이 밖에 닭 뼈 모양으로 제작한 젓가락 받침대와 입맛에 맞는 맵기 조절 서비스 등 고객을 향한 디테일한 배려는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 长宁区江苏路街道愚园路 1095 号
· 인당 863元
· 위챗 공식 미니앱에서 매월 1일부터 익월분 예약
ONCUE by Johnston Teo







존스턴 셰프가 인기 양옥 레스토랑 루나(LUNAR)를 떠난 지 2년 반 만에 보물 같은 레스토랑 ‘ONCUE’로 돌아왔다. 1933 라오팡창(老场坊) 독특한 건물 사이에 숨겨진 노란색 입구는 특유의 활기를 뿜어내며 멀리서도 눈을 사로 잡는다.
매장에는 4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5개만 배치됐다. 코스 요리 가격은 1인당 800~1500위안, 매일 저녁 두 타임만 운영되는 ‘소수정예’로 입소문과 함께 예약 난이도가 나날이 높아져만 간다.
ONCUE는 ‘대도는 지극히 단순하다(大道至简)’는 이념으로 식재료 본연의 맛과 요리 기본기에 충실한다. 불필요한 장식이나 화려한 플레이팅 대신 순수하게 맛으로만 승부하는 셈이다. 셰프는 오랜 기간 쌓아 온 경험으로 독창적인 심미안과 노련한 식재료 처리, 화력 조절을 선보인다.
심플한 듯 보이는 메뉴는 한입 맛볼 때마다 그 깊은 풍미에 감탄이 절로 난다. 훈제 뉴질랜드 킹새먼 콜드컷은 정갈한 육질과 진한 훈연향이 오렌지꽃 꿀과 하리사 고추기름과 어우러져 신선한 맛을 전하고, 완벽한 익힘의 가재 요리는 생강, 깻잎 소스와 어우러져 본연의 맛을 극대화한다. 메인요리인 마유라 순혈 소 무릎 요리는 부드러운 육질로 포크를 대기만 해도 살이 뼈에서 스르르 분리될 정도다. ‘겉바속촉’의 훌륭한 식감을 자랑하는 이베리코 토마호크 돈가스는 이탈리아식 프로슈토햄과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곁들여 느끼함은 잡고 풍미를 더한다. 바닐라 크림과 미몰레트 치즈 브라운 버터가 어우러져 최적의 단맛을 낸 마들렌은 코스 요리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 虹口区沙泾路 10 号 1933 老场坊 1-105 室
· 인당 1007元
· 위챗 공식 미니앱에서 한 달 전부터 예약 가능
遇外滩SKYLINE





민난(闽南, 푸젠성 남부 지역) 요리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위와이탄 스카이라인은 북와이탄 래플스 시티 서쪽 타워 56층에 자리 잡아 탁 트인 황푸강의 ‘전망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내부 인테리어는 중국 전통의 고전적 아름다움과 현대의 모던함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레스토랑에는 다도 전용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중간의 돌계단은 장저우(漳州) 명나라 시기 돌을 가져와 고즈넉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곳에는 9개의 프라이빗 룸이 있어 비즈니스 미팅, 기념일, 친목 모임 등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레스토랑은 총괄 디렉터 우롱(吴嵘)과 메인 셰프 천즈핑(陈志评)이 이끈다. 과거 여러 차례 미슐랭, 블랙펄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물론 올해 아시아 50대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6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중국 본토 민난 요리 중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그 실력을 입증한 셈이다.
메뉴는 전통 민난 요리에 현대적 기법으로 혁신을 더한 음식들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 메뉴로 꼽히는 불도장(佛跳墙)은 불에서 오랜 시간 정성껏 고아내 진한 풍미를 자아낸다. 민난산 암꽃게와 구이저우성 찹쌀을 사용한 홍쉰정미가오(红蟳蒸米糕)는 꽃게장의 신선하고 달콤한 맛이 쌀알에 스며들어 씹을 때마다 그 깊은 맛에 매료된다.
· 虹口区公平路168号北外滩来福士西塔56层
· 인당 1186元
· 위챗 공식 미니앱에서 한 달 전부터 예약 가능, 창가 좌석 두 달 전 전화 예약 추천
Nono’s







상하이 파스타 비스트로의 대표주자 Yaya’s 팀이 새롭게 선보인 자매 레스토랑으로 셰프 크리스(Chris)와 소믈리에 프랭클린이 함께 이끌고 있다. Nono’s는 가오픈 기간부터 모든 예약이 꽉 차는 기염을 토하더니 지금은 한 달 전에도 예약하기 힘든 핫플로 꼽히고 있다.
매장은 고즈넉한 용푸루(永福路) 2층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다. 늦은 밤에야 문을 여는 소박한 입구를 지나면 레스토랑 내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크리스탈 조명이 빈티지한 호텔 분위기를 풍기는 메인 홀은 가볍게 술 한잔 하기에 제격이고 두 개의 프라이빗 룸은 친구와의 모임이나 생일 파티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를 제공한다.
Nono’s의 영혼은 오픈형 키친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객들은 셰프가 요리하는 전 과정을 현장감있게 감상할 수 있다. 셰프 크리스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를 깊이 이해하는 식견으로 중국 본토 식재료와 중국식 풍미를 더하며 독특하고 혁신적인 메뉴를 선보인다.
· 徐汇区永福路47号2楼
· 인당 434元
· 위챗 공식 미니앱에서 한 달 전부터 예약 가능
不吃素





시엔숴(现所) 1기에 은신해 있는 퓨전 쓰촨 레스토랑 부츠쑤(不吃素)는 쓰촨요리와 민난, 산동요리를 창의적으로 결합하며 독창적인 메뉴를 선보인다. 전통 쓰촨요리의 기름지고 자극적인 맛이 아닌 신선한 식재료와 건강한 맛에 집중하는 곳으로 식재료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는 곳이다.
소박한 내부 인테리어는 정겨운 사람 냄새를 풍기며 밥맛을 절로 돋운다. 미식가들의 빠른 입소문을 타고 가오픈 기간부터 치열한 ‘좌석 쟁탈전’이 벌어졌다. 지금은 최소 2주 전에는 예약해야 입장이 가능한 ‘숨은 맛집’으로 꼽힌다.
레스토랑은 한 입만 먹어도 인생 맛집으로 꼽힌다는(一饭封神) 장젠(张健) 셰프가 고문을 맡았다. 메뉴의 절반은 쓰촨 요리, 나머지 절반은 창의적인 퓨전 요리로 구성되어 있어 맛과 건강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 静安区曹家渡街道胶州路273弄60号9幢114室
· 인당 299元
· 위챗 공식 미니앱에서 한 달 전부터 예약 가능
Pepper Tree
花椒树






올봄 새로 등장한 페퍼트리는 유명 레스토랑 옌옌(言盐, Yan Yan)의 창업자 셰프 링이 직접 선보인 야심작으로 오픈과 동시에 상하이 중식계의 관심이 집중된 곳이다. 샹양베이루(襄阳北路) 자화센터 부속 빌딩에 자리 잡은 이곳은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요리로 빠른 속도로 ‘예약 전쟁’ 레스토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내부 인테리어는 세련되면서도 클래식한 품격이 묻어난다. 나무 소재와 구리 빛 금속 장식, 패브릭 소재의 가구와 은은한 조명은 편안하면서도 여유로운 가정식 다이닝 분위기를 풍긴다. 홀에는 62개의 좌석과 10인과 6인을 수용할 수 있는 두 개의 프라이빗 룸이 마련되어 있다. 메뉴는 전통의 한계를 넘어서는 셰프 링의 자유로운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중국 각지의 향신료, 허브, 건조, 절임 음식, 발효 풍미를 영혼으로 삼아 세계 우수한 식재료를 결합한 동서양 혼합 기법으로 중식을 재해석한다.
· 徐汇区襄阳北路 108号 101C单元
· 인당 432元
· 일주일 전 전화 예약 가능
重庆叙山河·涪陵大饭店





파인다이닝이 넘쳐나는 상하이에서 오직 실력만으로 ‘예약난’의 경지에 오른 곳이 있다. 신자루(新闸路)에서 충칭 강호 요리 전문 쉬산허(叙山河) 부링대반점이 그 주인공이다.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도, 정갈한 플레이팅도 없이 오감을 자극하는 뜨거운 불맛과 정통 쓰촨의 맛으로 ‘예약 전쟁’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이곳은 100% 예약제로 운영되며 최소 2주 전에는 예약해야 원하는 시간에 방문이 가능하다.
이곳은 쓰촨 충칭, 청두 거리의 현지 분위기를 그대로 식탁 위로 옮겨놨다. 긴 바 테이블의 17개 좌석에서 요리가 완성되는 모든 과정을 직관할 수 있다. 셰프는 치솟는 불길 속에서 신선한 재료를 빠르게 볶아내며 완성된 요리를 단 3초 만에 내어준다. 매장은 매주 새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매일 소량의 식재료만을 준비하며 재료가 소진되면 영업은 종료한다. 셰프는 정통 충칭 강호 요리를 고집하며 뛰어난 가성비와 압도적인 불맛, 현지 그대로의 미식 체험을 선사한다.
· 静安区新闸路 1440 号
· 인당 111元
· 위챗 공식 미니앱에서 2주 전부터 예약 가능
※ 출처: 상하이와우(ShanghaiWOW)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