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
지난 26일 홍콩 북부 고층 아파트 단지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128명으로 늘어났다.
28일 구파신문(九派新闻) 등은 28일 오후 4시 기준,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발생한 화재로 128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중에는 소방대원 1명도 포함됐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나, 아파트 보수 공사로 설치된 대나무 가설물과 그물망, 스티로폼 판 등 가연성 물질에 불이 붙으면서 강풍과 함께 다른 건물로 삽시간에 불길이 퍼진 것이 1차 원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화재 당시 아파트 8개 동은 대나무 비계(임시 구조물)와 녹색 안전망이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이는 불길 확산을 가속화해 심각한 인명피해를 야기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차이신 등 현지 매체는 관광객들도 흔히 목격했던 홍콩 거리의 건물 외벽 그물망과 대나무 가설물은 현지 독특한 문화적 상징으로 꼽히지만, 가연성이 있어 늘 화재 안전 위험이 거론됐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대나무 가설물은 오랜 기간 건축물의 발판 역할을 비롯해 공연용 천막, 축제용 등불 천막, 꽃차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 되어왔다. 이중 공연 무대 설치 기술은 홍콩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 건축 관계자는 “대나무 비계는 가볍고 환경친화적으로 숙련된 장인이 빠르게 설치할 수 있다”면서 “대나무의 유연성으로 노후 건축물의 불규칙한 외벽에도 잘 맞아 철골 구조물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작업자 안전, 화재 안전, 국제 기준 등의 이유로 홍콩 건축업계에서 대나무 비계 사용을 점차 축소하자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었다. 결국 지난 3월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 개발국은 신규 허가된 신축 공정 프로젝트 중 최소 절반은 철골 구조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을 발표했으나, 여기에 외벽 보수 공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아파트 화재경보 미흡도 심각한 참사로 이어진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 피해 주민은 “화재 초기부터 대피할 때까지 경보음은 들리지 않았다”며 “가족이 전화로 불이 났다고 알려줘 그제서야 화재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 주민은 “아파트 보수 공사가 1년 넘게 이어져 그물망과 대나무 비계, 스티로폼 판 등으로 아파트 외부가 가려진 모습에 익숙해졌다”며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창밖, 인근 건물에서 불이 났다는 사실을 바로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 진화 작업은 화재가 발생한 지 43시간여 만에 완료됐다. 홍콩 소방당국은 28일 새벽 “현장 화재 진화 작업은 이미 끝났으며 앞으로 전력을 다해 구조 작업에 힘쓸 예정이며 모든 가구를 수색해 고립된 인원이 없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경찰당국은 웡푹코트 아파트 보수 공사 관련업체 및 컨설팅 회사 책임자 5명을 체포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본토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홍콩 아파트 화재 발생 직후 비상 대책 체계를 가동, 기부금과 물품 지원을 통해 구호의 손길을 더했다. 알리바바 그룹은 27일 오후 2000만 홍콩달러(37억 7760만원)를 1차 기부금으로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 기부금은 긴급 구조, 피해 주민 임시 거쳐 마련, 생활 물자 보급, 후속 심리 상담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같은 날 메이퇀 산하의 홍콩 배달 플랫폼 키타(Keeta)와 핀둬둬도 각각 500만 홍콩달러(9억 4440만원), 1000만 홍콩달러(18억 9000만원)을 기부하고 피해 주민의 임시 거쳐 마련, 생활 물자 보급, 지역사회 재건을 도울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징동그룹 산하 홍콩 자바오(佳宝) 마트는 화재 발생 당일 생수, 과자, 라면 등 긴급 구호물자를 피해 주민 임시 대피소에 전달했다. 징동물류도 홍콩·광동 지역에 구축한 통합 공급망을 이용해 침구류, 이불, 위생용품 등 다량의 긴급 물자를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