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정부가 여름철 불청객 ‘모기와의 전쟁’에 무인기, 로봇개 등 신기술을 전격 도입한다.
23일 재신망(财新网)에 따르면, 지난 21일 홍콩에서 올해 첫 번째 뎅기열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환자는 21세 남성으로 란타우섬 죽고만 인근 공사 현장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위생당국은 “현지 감염 환자 발생은 지역사회에 아직 확진되지 않은 개별 유입 사례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실제 모기를 매개로 한 뎅기열 바이러스의 지역 확산 위험이 존재한다”이라고 말했다.
홍콩 정부는 모기 관련 전염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거액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실제 2025/26 회계연도 모기 방역 관련 지출만 8억 1100만 홍콩달러(15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모기는 여러 질병을 전파하는 매개체로 뎅기열이 대표적인 전염병으로 꼽힌다.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흰줄숲모기 등 숲모기에 물린 뒤 3~15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되는 급성 열성 질환으로 중국 남부, 동남아시아 등 열대, 아열대 지역에서 흔히 발생한다. 보통 5월부터 11월 사이에 발생하며 7월부터 9월 정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치쿤구니야열도 모기 매개 질환으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부터 11월 사이 중국 광동성에서 치쿤구니야열이 크게 유행하며 누적 감염 환자가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들 대부분이 경증 환자로 확인됐다.
홍콩은 숲이 우거지고 고온다습한 기후로 모기가 대량 번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지닌다. 이에 홍콩 식품환경위생서는 방역 관련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측량용 드론, 모기 퇴치 로봇개, 전동 계단 운반기 등 최첨단 기기를 동원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중 3D 지도 기술을 탑재한 측량용 드론은 빠르고 정밀하게 촬영한 지형의 영상 분석을 통해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지역의 물가나 잠재적 모기 번식지를 효율적으로 식별해낸다. 실제 칭이(青衣) 자연 구간 방역 작업에서 드론은 30분~1시간 내에 산의 절반을 스캔하며 2000장이 넘는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기 퇴치 전용 로봇개도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2월 칭이 지역에 시범 투입된 로봇개는 수풀이 무성한 지역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분사식 모기 퇴치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 로봇개는 일반 모델에 짐벌과 초미립자 살포 장치(ULV)를 추가 장착한 개조 모델로 대당 구입 및 유지보수 비용이 162만 홍콩달러(3억원)에 달한다. 홍콩 위생당국은 추후 두 대를 추가 구매해 모기 질환 지수가 높은 지역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기 퇴치약 70리터를 싣고 넓은 지역을 한꺼번에 소독할 수 있는 대형 기계식 초미립자 살포기, 암컷 모기에 특수 약제를 묻혀 유충의 성장을 억제하는 신형 포충기 등도 지역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투입되고 있다.
이 밖에 홍콩 정부는 추후 볼바키아균에 감염된 불임 수컷 모기를 자연에 방사해 모기 개체 수를 줄이는 등 ‘볼바키아 공법’의 연내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