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자산이란?
요즘 ‘디지털자산’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용어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가상자산, 블록체인, 코인, 토큰, 암호화폐, 디지털화폐 등이 뒤섞여 사용되고 있고, 특히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 사이에서는 “중국은 디지털자산을 전면 금지했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과연 그럴까?
먼저 용어부터 정리해 보자.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기술이다. 코인(암호화폐)은 민간이 발행해 가치 교환 수단으로 사용하는 가상의 화폐를 의미한다. 토큰은 블록체인 위에서 특정 권리나 기능을 표현한 디지털 증표다. 디지털화폐(CBDC)는 국가가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법정화폐로,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대표적이다. 이 모든 개념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 바로 디지털자산이다.
‘가상자산’에서 ‘디지털자산’으로
처음에는 대중과 언론이 붙여 줬던 ‘암호화폐(cryptocurrency)’를 거쳐 대한민국 법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가상자산(virtual asset)’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최근에는 자산의 본질을 잘 표현하는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지금 정부가 입법중인 관련 법안도 ‘디지털자산기본법’ 이다.
디지털자산은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가치, 권리, 신뢰를 기록하고 이전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디지털자산은 과거 종이 문서와 도장이 담당하던 역할을 코드와 알고리즘이 대신하는 것이다. 자동화된 계약, 투명한 기록, 위·변조 방지라는 특징 덕분에 금융뿐 아니라 물류, 행정, 콘텐츠 산업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현실 자산으로 확장되는 디지털자산
최근 주목받는 대표적인 사례가 RWA(Real World Asset, 실물자산 토큰화)다. 이는 부동산, 채권, 원자재, 지식재산권과 같은 현실 세계의 자산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자산의 소유권과 거래 이력을 블록체인에 기록함으로써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기존 금융 시스템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자산까지 디지털로 연결할 수 있다. 즉, 디지털자산은 현실과 분리된 가상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 자산을 더 정교하게 관리하기 위한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중국은 무엇을 금지하고, 무엇을 허용했나
그렇다면 중국 정부의 입장은 어떠한가? 중국은 개인 간 암호화폐 거래, 채굴, 거래소 운영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이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은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 자체와 산업 활용, 그리고 디지털 위안화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즉, 중국이 금지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통제되지 않은 금융 수단으로서의 암호화폐 사용’이다.
중국이 이러한 선택을 한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첫째, 자본 유출을 방지하고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둘째, 암호화폐를 악용한 사기, 다단계, 불법 자금 조달 문제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셋째, 국가가 화폐 발행과 유통에 대한 주권을 유지하려는 목적도 크다. 이는 중국식 국가 운영 논리의 연장선에 있다.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 입장에서 중요한 점은 기준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한국이나 해외의 합법 사례를 중국에 그대로 적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 반대로 블록체인이나 디지털자산이라는 단어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중국에서는 ‘허용된 영역’과 ‘금지된 영역’이 분명히 구분되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자산을 이해하는 핵심은 찬반이 아니다.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금지되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중국은 디지털자산을 부정하는 나라가 아니라, 철저히 관리된 방식으로 활용하려는 나라라는 점을 이해할 때 비로소 이 주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

신동욱은 ‘클라우드/인프라 서비스 기업인 아이요넷’ 대표로, 상하이·화동 한국IT기업협의회 디지털자산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근 AI에 필수적인 GPU기반의 클라우드나 인프라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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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저널에 연재되는 AI/IT 분야 칼럼은 2026년 미래 비즈니스의 나침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상하이·화동 한국IT기업협의회는 급변하는 중국 IT 기술 트렌드를 분석하고 한국기업과 교민 사회에 실질적인 비즈니스 통찰력을 제공하여 한중 기술 협력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