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아버지, 쑨원을 만나다
1919년 3월 1일,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3 • 1 운동의 발발과 함께 중국 대륙에서도 전 세계를 뒤흔들 하나의 사건이 터졌다. 그것은 바로 같은 해 5월 4일, 베이징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개된5 • 4 운동이다. 그런데 중국의 오사운동과 함께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었으니, 오늘날 ‘중국의 르네상스’라고도 칭송받는 이 역사적 현장 속에서 혁명의 아버지로 떠오르며 모든 중국인들의 우상이 된 쑨원이 바로 그다. 쑨원의 호는 중산(中山)으로 흔히 손중산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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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500년간 이어져온 왕정을 무너뜨리고 인민공화국으로 거듭나게 한 사상가이자 정치인 그가 1918~1924년까지 머물렀던 상하이의 집. 영화 <송가황조(宋家皇朝)>를 통해 알려진 대로 당시 중국의 유명 집안인 송씨 집안의 둘째 딸, 송경령을 부인으로 맞아 사망하기 1년 전인 1924년까지 상하이에 머물면서 활동했던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그 곳, 쑨원 고거(孙中山 故居)에는 그를 사랑하는 많은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샨시난루역(陕西南路站) 4번 출구로 나와 쓰난루(思南路) 방향으로 15분 가량 걸어가다 보면 ‘손중산 고거’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고 하는데… 사실 길목 안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이곳을 보다 쉽게 찾고자 한다면 지하철 역에서 내린 후 택시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커다란 대문 턱을 넘으면 바로 왼편에 매표소가 보인다. 한 장의 표로 기념관과 고거를 둘 다 관람할 수 있는데, 가격은 20원으로 상해 내 다른 기념관보다는 다소 비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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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 바로 맞은 편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붉은색과 서양의 건축양식이 함께 조화를 이룬 두 채의 양옥들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그 중 대문에 가까운 쪽이 문물관으로 총 3층으로 구성된 이곳에는 쑨원의 업적과 생활에 관련된 문건과 사진, 그리고 당시 그가 사용했던 실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다.
1층에는 쑨원이 상하이에 머물렀던 당시 집필한 저서들을 비롯한 각종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단연 쑨원의 실제 머리카락이다. 1921년 솔선수범하여 자신의 변발을 자르고 사람들에게도 변발 자르기를 촉구하면서 청 왕조에 대한 저항을 몸소 실천했던 쑨원의 잘린 변발이 그의 사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나무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면 쑨원의 일생과 업적 등을 소개하는 영상과 그의 활동 지역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표현한 모식도가 눈에 띤다. 그 외에도 중화민족의 혁명과 국민들의 부활을 호소하는 그의 연설이 직접 녹음된 나팔 모양의 축음기가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비록 음질은 좋지 않으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했던 마틴 루터 킹의 연설에서 느껴진 단호하고 결연한 의지가 쑨원의 목소리에도 담겨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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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물관을 관람 후 다시 복도로 나오면 오른편에 좁은 계단이 위치하고 있다. 그 계단을 따라 밑으로 내려가 밖으로 나가면 바로 쑨원의 고거가 눈 앞에 나타난다. 쑨원이 대총통 직위를 사직하고 경제적으로 형편이 좋지 않을 때, 캐나다에서 귀국한 지인이 쑨원 부부에게 선물한 것이라는 이 2층짜리 유럽정원식 별장은 몇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예전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관람객들로 하여금 특별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이슬비에 촉촉히 젖은 소나무와 잣나무, 서양식 빨간 우체통과 푸른 잔디밭이 도드라진 정원을 보고있노라면 마음마저 평온해진다. 이윽고 건물 내부에 들어서면 쑨원 부부가 사용했던 가구가 그대로 배치된 거실과 침실, 그리고 서재와 객실을 각각 1층과 2층에서 만날 수 있다. 국민당과 공산당이 통일할 것을 호소하였던 곳. 공산당의 국제 대사인 웨징스커와 리자다오 등 저명한 인사들을 접대하고 선언문을 발표하며 기자인터뷰를 개최하고, 중국인들에게 중국 평화 통일을 호소했던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건물 속에 녹아있다. 다만, 삼엄한 관리로 인하여 건물 내부에서의 사진 촬영은 일체 금하니 주의하길 바란다.
비록 중국 광저우를 비롯한 타 지역에도 ‘손중산 고거’가 존재하지만 상하이의 손중산 고거가 더욱 뜻 깊은 이유는 그가 서거 4년 전까지 살았던 집으로 옛 삼민주의부터 신 삼민주의로의 길을 열게 해준 역사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신해혁명과 국민혁명을 주도하며 동아시아 최초의 공화정을 탄생시킨 장본인이자 여전히 국부로서 추앙받고있는 중국의 영웅과 같은 존재인 쑨원, 그의 모습을 이제는 역사책이 아닌 생생한 모습으로 만나보고 싶진 않은가? 평소 중국의 역사에 관심이 많다면 상하이 내 가까운 곳에 있는 쑨원 고거에 한 번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쑨원 고거(孙中山 故居)
▶참관시간: 오전 9시 ~ 오후4시 30분
▶주소: 上海香山路 7号
▶요금: 20元
▶전화: 6385-0217
관련 사이트: http://www.sh-sunyat-sen.org/Default.aspx
▷고등부 학생기자 이예뜰 (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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