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설탕과 도나스’ 이 그림책을 읽으며 가수 L씨와 그녀의 반려견들, 그리고 그녀가 돌보던 유기견들을 다른 나라에 입양시키고, 그들을 만나러 먼 나라까지 다녀온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때는 그냥 뭐 강아지들이 뭐라고 저렇게까지 사랑하나? 했는데… 그녀와 많은 자원봉사자들은 동물권을 보호해 준 천사 같은 존재들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그림책은 반려견에서 유기견으로 강등된 너무 절실하고 비참한 견생을 낱낱이 보여주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밝은 노랑이 대표색으로 쓰여 어두운 소재와 스토리를 쳐지지 않게 받쳐주는 느낌이다.
주인에게 유기돼 산으로 피신한 김설탕은 등산객에게 돌판매질 당한다. 어려움에 빠진 김설탕을 도와주려 어디선가 나타난 도나스~ 새하얀 설탕과 노르스름 군침도는 도넛의 색깔인 도나스는 정말 찰떡궁합이다.
비닐봉지를 핥고 나뭇잎을 먹어도 행복한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들개가 된 유기견들을 잡으려 궁핍한 날들에 유혹이 되는 덫이 산속 곳곳에 놓이게 된다. 그 와중에 김설탕은 둘을 닮은 많은 새끼들을 낳고, 새끼들과 김설탕을 먹일 먹이를 구하기 위해 마을로 떠난 도나스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 뒤의 결말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김설탕을 사랑한 도나스와 도나스를 사랑하게 된 이야기 ‘김설탕과 도나스’. 그들의 이야기는 제목만큼 달달하지만은 않다. 반려견이라 이름 붙이고 쉽게 유기하는 현실 속에서 생명이라는 이유로 지켜져야 하는 동물의 권리와 인간의 책임을 생각하게 만드는 차갑고도 따뜻한 책이라 생각된다.
세월호 11주년에 즈음하여, 노랑노랑 구김살 없는 이 색을 바라보니 나라에서 보호받아야 할 소중한 생명들의 흩어진 권리를 묻게 된다. 참담하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밤이다. 생명보다 더 중한 것이 어디 있다고…
최승진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