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오란 유채꽃이 비바람에 지고 있고, 푸르른 보리밭이 끝도 없이 펼쳐져 세상이 온통 푸른빛으로 가득한 날에 대나무로 유명한 안지의 용왕산(安吉龙王山)으로 산행을 떠났다. 산행 여정은 안지 용왕산 풍경구(安吉龙王山风景区)에서 출발해서 1,587미터의 용왕봉(龙王峰)을 오르고, 1,506미터의 선인정(仙人顶)을 넘어서 자연보호구역인 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이다.




용왕산 풍경구(龙王山风景区)
용왕산의 등산로 입구는 시원하게 쏟아지는 계곡물이 얼마나 멋지게 흘러가는지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대나무 숲길에는 죽순들이 올라와서 캐고 싶게 유혹하지만, 거침없이 성장하게 될 멋진 대나무를 상상하며 유혹을 뿌리치고 산행길에 올랐다. 산에는 푸르름이 가득하고, 철쭉꽃이 만발하여 아름다움을 뽐내며 상쾌한 즐거움을 주었다. 계곡의 물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올라가는 등산로는 상당히 가파르고 자갈과 왕모래로 덮여 있어 미끄럽고 위험했다.




끝도 없이 반복되는 능선
산과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용왕산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며 4시간 정도를 가야 한다. 첩첩산중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상쾌함을 주었고 우뚝솟은 산들은 푸르름으로 반짝이는 너무 멋진 곳이지만 등산객이 거의 없고, 안내표지도 없고, 화장실도 없어서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산행이었다.
날씨도 화창하고 철쭉꽃도 만발한 아름다운 산행길에 만난 사람은 전부 해서 여섯 명뿐이다. 한 명은 입구에 자리잡고 앉아서 등산하고 내려올 친구를 기다린다고 하면서 물은 충분히 준비해서 가져가야 한다고 물 한 병을 건네주며 힘들고 어려운 산행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산행길에 만난 또 다른 세 명은 산행이 힘들다고 등산을 포기하고 풍경이나 감상하고 하산하라고 말을 했고, 나머지 두 명은 길이 험해서 넘어져서 옷이 엉망이 되었다고 용왕산 산행이 정말 힘들다고 말을 했다.
산행의 즐거움
등산객들의 충고는 무시했다. 올라가야 하는 분명한 목적지가 있고, 환한 대낮에 어려움이 뭐가 있을까를 막연하게 생각하며 산행을 계속했다.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너무도 아름답고 길은 길로 이어져서 더 가고 싶은 욕심에 멈출 수도 없었고, 깊은 산속에 생명력이 넘치는 푸르름이 너무 좋았다. 멀리 보이는 산들을 바라보며 능선에서 맛있게 도시락도 먹고, 길에 굴러다니는 돌을 모아서 돌탑도 만들었다.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와 높은 산에는 숨겨진 험난한 코스도 있고,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외딴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안전하게 내려가는 일에 최선을 다해서 집중해야 했다. 인터넷도 안 되고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당황스러웠지만,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이번 산행이 나에게 어떤 추억을 남겨줄지 기대하면서 산행을 계속했다.




깨달음을 준 하산길
올라갔던 길로 하산을 했다면 좋았을텐데, 능선을 넘어서 보기에 조금 가까워 보이는 길을 선택했다. 그곳은 계곡 옆에 있는 대나무 숲길로 엄청 미끄러워서 빨리 걸을 수도 없고 중간 중간에 계곡을 건너서 가다가, 길이 안 보이면 다시 계곡을 건너서 길을 찾아야 하는 코스였다. 산이 깊다는 것은 내려와야 하는 하산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사실을 망각했었다.
길을 걷고 또 걸어도 계곡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을 때 등산로 입구의 하얀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길에 도착했다. 길이 하얗게 보여서 어둠 속에서도 길을 따라서 내려가면 될 것 같아 안도감이 들었다. 해가 지고 태양열 가로등이 켜졌다. 인적도 없고, 차 한 대도 다니지 않는 산길이지만 무수히 많은 별들이 빛나는 밤은 너무도 아름다웠고, 휘영청 밝은 달까지 떠서 나와 우주가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다. “길을 잃으면 길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듯이 어떤 새로운 길을 만나게 될지 기대하다 보면 길은 또 시작되고 세상에 멋진 곳을 더 탐구하라고 유혹한다.




[용왕산(龙王山) 가는 방법]
상하이남역(上海南站)에서 7시 45분에 출발해서 안지역(安吉站)에 8시 51분에 도착했다. 9시에 출발하는 218번를 타고 종점인 청시(城西)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목적지인 용왕산에 갔다.
• 상하이남역(上海南站)-안지(安吉站): 1시간 06분 소요
• 기차요금: 101元
• 버스요금: 2元
• 택시요금: 105元
<안지 용왕산 풍경구 (龙王山风景区)>
• 입장료: 무료
•주소: 湖州市安吉镇龙王山风景区
글·사진_ 정은희
상하이산악회 단체방을 운영하며 매주 상하이 인근 산행을 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상하이리포터, 한국컬러앤드패션트렌드센터(CFT) 패션애널리스트, 상하이 <좋은아침> 기자로 활동했다. (wechat ID golomb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