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서촌 나들이를 하다 발견한 “라 카페 갤러리”. 그 곳에선 여고 시절 추억을 돋게 하는 “얼굴 없는 시인” 박노해 시인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여고 시절 전교조 활동을 하시던 국어 선생님께서 독재 정권의 금서였다던 <노동의 새벽>을 읽어 주셨다.
격동적인 정치 혼란 시기인 1980년대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이라는 뜻의 필명을 가진 박.노.해. “반국가단체 수괴’라는 죄목으로 사형을 구형받고 환하게 웃으며 법정을 나서는 신문 속 사진에서 우리는 얼굴 없는 시인의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박노해 시인은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석방되었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된 후에도 국가 보상금을 거부하고 비영리단체 나눔문화를 설립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터에 뛰어들어 전세계 가난과 분쟁의 현장에서 평화 활동을 이어 왔다. 박노해 시인은 전쟁터를 떠돌며 기아, 재해로 척박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였다.
이 책은 “신성한 빛”과 “강인한 힘”을 지닌 올리브 나무와 함께한 그들의 이야기와 흑백과 컬러사진 37점으로 구성된 책이다. “척박한 땅에서 온몸을 비틀어 자신을 짜 올려 고귀한 열매와 기름과 사랑으로 피고 맺은 좋은 것들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나무. 나에게 올리브 나무는 오래도록 한결같은 사랑, 그 자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 나는 천년의 올리브 나무를 바라보며 깊은 숨을 쉬고 다시 나의 길을 간다”(박노해) 올리브나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유실수이면서 동시에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라고 한다. 올리브 나무는 상한 몸과 마음을 소생케 한다. 천 년의 올리브 나무 숲은 그의 비밀스러운 수도원이고 검푸른 지구 위에 한 점 빛의 장소이다. 분쟁이 끊이지 않는 그곳에서 올리브 나무는 삶의 끈질김을 보여주었다.
파란만장한 자신의 삶을 굳건히 지켜온 시인의 깊이감이 느껴지는 <올리브 나무 아래> 초록빛 나무가 무성해지고 화려한 색감의 꽃들이 피어나는 봄날 언제나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려주고 지켜주는 그토록 묵중하고 한결같은 사람 천년의 올리브나무 같은 이를 그리는 오늘이 되어보자.
곽진은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