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단오연휴에 아이들과 함께 대구시립예술단에서 공연한 ‘Mr. Gomg’s Hair Salon’를 보러 갔다.상하이에 생활하면서 문화와는 거리가 멀었던지라, 마임극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과 평소 한번 가보고 싶었던 상해한국문화원 구경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일찍 서두른 덕분에 공연시작 40여분 전에 문화원에 도착했지만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려니 문화원을 둘러볼 여유는...
독자이야기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얘기가 생각난다. 결혼을 하고서 오랜만에 친정에 간 글쓴이가, 이전에 자신이 사용했던 방에서, 이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잠들게 되었다. 조금 뒤, 방문 밖에서 노부부(부모님)의 대화가 들려왔다. “방이 추울지 모르니, 애 가 이불을 잘 덮고 자는지 들어가서 한번 확인해 봐야겠소…” 그러시곤 아버지가 들어오셨단다. ‘아! 손주...
`제 4회 화동지구 주말학교 교사연수’를 다녀왔다. 주말학교 교사로서 이제 막 1년을 넘어서며 떨리던 첫수업의 느낌은 조금씩 지워지고 수업에 자신감을 느끼게도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좀 더 효율적인 수업과 아이들에게 즐거운 주말학교로서의 역할을 고민하던 나에게 이번 연수 프로그램은 신선한 자극과 함께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다. 우선 1박 2일의 빡빡한 연수 일정은 국제교육진흥원에서 파견되신...
제가 91년부터 홍콩 주재원을 시작으로 북경, 상해에 주재한지도 근 20년이 되어가네요. 여산진면목이란 말이 있습니다. 너무도 깊고 그윽하여 그 진면목을 알 수 없다는 말이랍니다. 여산은 중국 상서성 구강현에 있는 산으로 삼면이 강과 호수로 싸여있고 항상 안개에 휩싸여 있어 그 진면목을 알 수 없다는 명산이랍니다.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또한 이제는 정치 외교...
처음 외국 생활을 시작 했을 때는 연휴나 명절이 되면 가족끼리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좋았다. 한국에 가느니 그 경비로 가까운 곳이라도 해외 여행을 자주 다니자고 했었다. 그래서 동남아 가까운 곳이나 해남도, 북경 정도는 다녔는데 언제부터인가 텔레비전의 명절모습이 보이면 일 많고 시끌벅적한 그래서 때로는 벗어나고 싶었던 그 자리에 나도...
춘지에를 끼고 전후 좌우하여 보름내지 한 달은 대다수의 상하이의 타이타이들이 가사에 전업하게 되는 고마운(?) 기간을 갖게 된다. 우리집도 아이들까지 방학을 한 터라 평소보다 할 일이 더 많아졌다. 그간 살림은 대충 아이(阿姨)에게 맡겨놓았었기에 처음 이삼일은 일머리도 잡히지 않는 쉽지 않은 날을 보냈다. 그나마 우리 집은 애들이 커서 기특하게도 자신의 전문분야(?)를...
외국에 살다보면 종종 혼자 비행기를 탈 일이 생긴다. 창 밖을 내다보며 구름 위에 떠서 마시는 커피향을 음미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좋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서울-상해 비행기는 더 이상 여행이나 낭만이란 단어를 떠올릴 수 없게 되었다. 사업차 왕래하시는 분들로부터 골프매니아 아저씨들까지 북새통을 이루기 때문이다. 타고, 밥 먹고, 내리고… 이건 완전...
아이들도 개학을 하고 학기 초의 부산스러움이 어느 정도 가셔진 따사로운 봄날. 방학 내 서로 바빠서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과 모처럼 점심 약속으로 마음까지 설레는 기분 좋은 오후다. 개업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주인아주머니의 깔끔하고 맛깔스런 솜씨로 중국인 손님도 제법 있고, 살림하는 주부들이 큰 부담 없이 먹기에 좋은, 괜찮은 집을 찾았다. 따라온...
나도 벌써 상하이 생활 5년째다. 그 동안 낯선 타국 땅에서 살다 보니 습관이나 문화가 달라 힘든 일이 많았지만 나는 특히 날씨 때문에 힘들었다. 상하이에 처음 온 해, 상하이의 겨울은 4월초까지 이어지고 겨울이 지났나 싶자 마구 다가온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운가, 에어컨 없이는 한시도 견딜 수 없는 무시무시한 여름을 겨우...
우리 동네 봄은 참 이쁘다. 여기 저기 꽃망울을 터뜨리는 나무들의 향연으로 아침마다 신선하다. 단지 곳곳에 흐르는 작은 시냇물이며, 그 곁에 앙증맞게 피어나는 노오란 꽃의 키 작은 나무 그리고 이제 막 그 연한 새순을 내비치는 수양버들 가지가 눈을 씻어주고 있다. 조금 고개를 들면 우아한 자색을 드러내며 고고하게 있는 자목련을 만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