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이야기

요 며칠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젊은 친구들이 어떻게 그렇게 허망하게 갈 수가 있는지 기사를 볼 때마다 깊은 슬픔과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민다. 참사 소식은 중국에도 빠르게 퍼졌고, 사고 당시의 처참한 광경은 SNS에 여과없이 올라왔다. 내가 들어가 있는 중국인 단톡방에도 숏폼이나 기사가 끊임없이 올라왔다. 댓글을 보니...
단골집이 있다. 십 년 하고도 한두 해 더 되었으려나. 즐거운 일이 있을 때도, 속상한 일이 있을 때도, 이유없이 헛헛할 때도, 그저 시원한 생맥주 한잔이 생각날 때도 나의 발걸음은 단골집으로 향한다. 집과의 거리도 5분, 딱 좋다.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지인들이 상하이를 방문할 때도 가봐야 할 리스트에도 꼭 넣는 곳이다. 지인들은 의아해한다....
우주도 가는 시대에, 산 넘고 바다 건너는 봇짐장수3년 만에 한국에 다녀왔다. 한국에서 2주나 머물렀으나 부모님 얼굴은 뵙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핑계를 대고 싶진 않지만 출장 차 머문 서울에서 밤낮으로 바빴다. 출장 일정을 마치고 마지막 이틀 휴가를 내서 부모님께 가려고 했으나 마치 드라마처럼 부모님 두 분 모두 코로나 양성 확진 판정을...
배고파 찾아온 아기 고양이상하이 어느 동네나 비슷하겠지만 내가 사는 동네도 길고양이가 많다. 무리 지어 다니기도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한 마리만 남아 이장님 순찰하듯이 동네를 돌아다니곤 한다. 우리 동네엔 쥐즈(橘子)로 불리는 고양이가 있다. 흔히 누렁이, 황구, 깜둥이처럼 생긴모양에 이름을 지어 부르는데, 고양이는 머리부터 몸통에 주황색 줄무늬가 있어 쥐즈라 불리고 아직...
나는 주로 자연의 색에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 이른 아침 문뜩 내다본 창 밖 풍경이 짙은 초록에서 이 계절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매미마저 울음을 뚝 그치게 했던 뜨거운 상하이의 여름도 이렇게 마침표를 찍고 가을이 온다. 흔히 봄을 계절의 여왕이라 칭송한다. 그렇게 계절이 통째로 증발해버린 2022년. 구르며 안타까워했던 내가 아닌가! 봉쇄가...
누군가는 노년을 말한다. 나는 소년이다. 노년이 아니라 소년인 이유는 내가 육십을 다 살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두 번째 육십갑자 라운딩의 첫 홀에 오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노인이라고 생각하면 노인이 되는 것이고 자신이 소년이라고 생각하면 소년이 되는 것이다. 저는 笑年이다. 늘 웃는 나이이다. 언제나 웃음을 띤 나이이며 웃을 일을 만드는 나이이다....
스물여덟 해를 한국에서 살고 중국에 온 지 스물다섯 해가 되었다. 그사이 아이들은 상하이에서 성장해 한국으로 대학을 갔다.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을 오고 가지도 못한 채, 아이들을 보지 못한 채 3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전 세계가 앤더믹을 바라보고 있을 때 상하이에서 코로나19의 마지막 발악을 지켜 보듯 예상치 못한 봉쇄의 시간을 겪었다....
 최근 나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간장 게장을 자주 먹으러 다닌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고서야 내가 나서서 간장 게장을 먹으러 가는 일은 없었는데, 최근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생기고 있다.    중국 친구들과 한국 식당을 갈 땐 항상 고깃집이었다. 10년을 넘게 만나고 있는 친구들이니 홍췐루...
코로나는 이제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 끈질긴 코로나는 우리 곁에서 사라질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상하이의 한 여름 땡볕에 부스 앞에 줄을 서서, 이삼 일마다 꼬박꼬박 면봉으로 입안을 훑고, 집에서는 콧속을 찔러 음성임을 확인한 게 몇 번인지 헤아릴 수가 없다. 이렇게 해서 대체 코로나가 확인이 되기는...
우리 어머니는 매우 약속이 많다.문장 완성 검사에서 우리 아이가 엄마에 대해 완성한 문장이다. 여름방학 동안 한국을 방문했던 아이는 심리상담을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아이는 학기 중에 받은 스트레스도 많았고, 미래에 대한 고민도 컸다. 부모가 아닌 전문가와 비교적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 했다. 그런데, 엄마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이 ‘약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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