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顾准, 1915-1974)은 중국 당대 학자이며 사상가, 경제학자, 회계학자, 역사학자이다. 중국 건국 후 50년대부터 76년까지 이어진 <치욕스러운 연대(年代)>에 중국 사상계의 집단적 명예를 만회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사상가로 평가받는 구준은 그때 이미 처음으로 사회주의 조건에서의 시장경제 이론을 제기했다. 그는 동서양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방대한 지식 체계로 여러 방면에서 천재성을 보여준 전설적인...
오피니언
안녕하세요? 6세 유치원생의 한국어 방문 과외 선생님을 찾습니다. 1월 부터 주 1-2회면 좋겠고, 지역은 민행취 판롱지역 입니다. 관심 있으시면 위챗 아이디 choi6067로 연락 부탁 드리겠습니다
상하이에 사는 한국 사람들 특징 ‘자기가 살던 동네에 꼭 한 번씩 가본다.’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런 말이 나오길래 나는 단박에 아니라고 했다. 정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기 때문에. 출산 예정일이 가까워져 잠시의 일정으로 한국에 갔다가 그 놈의 코로나가 터지면서 발이 묶이고 말았다. 나도 안다. 코로나라면 다들 소설...
반가운 친구가 다녀갔다. 일년에 두 번,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좋은 계절이 되면 조용히 찾아오는 향기로운 친구 계화 꽃이 조용히 피었다가 살그머니 갔다. 꽃송이가 크지도 않아서 피었는지 그다지 눈에 띄지도 않는 이 꽃은 꽃 피울 만한 계절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와서 바람에 자기의 존재감을 실어 보낸다. 계화 꽃 향기는...
오늘은 컨디션이 괜찮나? 눈치를 살피며 큰 소리가 날세라 발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걸을 정도로 조심스러운 분위기… 우리 집엔 입시생이 있어요! 한국이든 중국이든 입시를 겪어본 부모라면, 이 장면에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대학입시까지 1년도 남지 않은 입시생 아들을 둔 친구도, 요즘 ‘입시 터널’을 헤쳐가고 있는 중이다. 평소엔 느긋하고 온화한 성격의 친구이지만, 아들...
바람이 먼저 빛을 흔들었다. 저 멀리 분홍빛 안개 사이를 헤엄치듯 오가는 사람들의 웃음이 얇게 번졌다. 흰 모자를 맞춰 쓴 이들이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는 모습은 들판 위에 떠오른 작은 행성 같았다. 바람이 한 번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가녀린 꽃대가 미세하게 기울었고, 그 떨림 속에 분홍빛 파문이 일었다. 길이라 부를...
가을 빛이 완연한 목련 나무가 댕고마니 거실에 앉아있는 나를 바라본다. 떨어진 나뭇잎들은 중정을 뒹굴고, 붉어진 단풍은 한여름의 더위와 푸르름을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는 듯하다. 이렇게 초록의 추억을 완벽하게 배반한 한국의 가을은 내 향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멈추지 않을 것 같던 상하이 더위도 한 풀 꺾였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푸르름이 교묘하게 남아 있을...
자고 일어나니 책이 모두 사라졌다. 상하이 입국을 앞두고 한국에 있는 모든 짐을 정리했는데, 그 중에는 묵은 책들이 있었다. 미련 묻은 전공 서적들과 내가 살아온 경험이 더 눈부셔서 더 이상 펼쳐볼 일이 없어진 유치한 자기계발서. 그리고 유행 지난 잡지들이 추려졌다. 노끈으로 야무지게 묶은 네 덩어리. 그리고 나와 함께 상하이 라이프를...
10월 연휴가 끝나갈 무렵 충칭을 다녀왔다. 어디든 모여 있을 수많은 인파를 감당할 수 없을 듯하여 연휴의 한창때를 피해갔건만, 역시 ‘핫’하다는 곳에는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 들어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다. 지금이 10월이 아니었던가 싶게 기온이 30도를 넘고 길거리 어디든 벗어날 수 없는 매운 양념 냄새가 체온을 더...
미뤄둔 울음을 토해내듯 가을비가 내렸다. 하이룬루(海伦路) 역에서 걸어 나와 젖은 골목을 걸었다. 스카프 사이로 스며드는 한기가 마치 오래된 감정의 기억을 더듬는 듯했다. 눈앞에 나타난 ‘1933 라오창팡(老场坊)’은 회색의 근육을 부풀린 채, 거대한 짐승처럼 숨을 죽이고 서 있었다. 콘크리트 벽면은 축축했고, 계단과 복도는 끝없는 미로처럼 얽혀 있었다. 경사로와 다리, 서로 교차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