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등장한 예술가 ‘무신’ 1984년에 대만에서 작품이 발표되면서 혜성처럼 등장한 작가가 있다. 예스러운 문체는 독자들에게 민국 시기 어느 노 작가가 다시 출토된 게 아닌가 하는 궁금증을 자아냈으며, 시공간을 가늠할 수 없게 만드는 그의 시는 그 후 대만의 자유시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 인물은 후에 화가인 천단칭(陈丹青)에 의해...
오피니언
“수단을 가리지 않는 정의(正义)란 없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邪恶)만 있을 뿐이다.” 이 명쾌한 ‘정의’ 한마디에 나는 친후이(秦晖) 교수의 팬이 됐다. 가끔은 인간의 보편적 가치란 과연 존재하긴 할까? 의구심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진영 간 분열과 갈등이 가장 첨예해졌다는 오늘의 한국이나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지구촌 제반 복잡한 양상에 이 잣대를...
멀지 않은 곳에 바다가 있다는 말에, 내 마음 어딘가가 이미 벌렁거렸다. 마치 배고픈지도 모르고 있을 때, “밥 먹을래?”하고 누군가 먼저 물어봐 주는 순간처럼, 이름도 몰랐던 허기가 불쑥 존재를 드러냈다. 진산 시티 비치는 생각보다 가까웠다. 바람을 맞으며 해안선을 향해 걷는 동안, 나는 상상으로 먼저 바다를 맞았다. 보드라운 모래 위로 부서지는...
“새아기도 막걸리 한잔할래?” 시아버지는 냉장고에서 꺼낸 막걸리를 머그잔에 따르시면서 물었다. 결혼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시댁에서 새아기이다. “네, 저도 한잔 마시죠.” 막걸리 한 컵에 소주 한 잔과 요구르트 반 병 정도를 넣고 잘 저은, 시아버지만의 황금비율 막걸리 칵테일이 만들어졌다. 오후 2시, 시아버지와 나는 소파에 앉아 막걸리 칵테일을 홀짝이며 그동안의...
근 30년이 되어가는 상하이 생활 동안 나는 다양한 취미를 즐겼다. 바이올린, 그림반, 요가, 필라테스, 뜨개질, 독서반, 글쓰기, 중국어 노래반 등 다채로운 활동을 하며 나름 애 셋 키우면서 삶을 즐겁게 살고 있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지금 5년째 하고 있는 한국어 합창단은 특별한 기쁨을 주는 공간이다.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을 넘어,...
중국 박물관에서 韩中 교류 흔적 찾기박물관을 탐방하고 감상하는 법은 어디서, 누구로부터 배울 수 있을까? 중국에 거주하는 우리는 얼마나 중국의 역사와 유산을 이해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한중 교류의 흔적을 찾아 진정한 소통을 하고 있을까? 박물관 리터러시(literacy)는 이러한 과정에서의 필수적인 관람 태도를 강조하는 개념이다. 이는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을 넘어, 전시된 유물과의...
최근 사람보다 더 사람처럼 대화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등장해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했다. 평가 방식은 앨런 튜링의 튜링 테스트로, 인격형 인공지능이 3배 더 높은 승률을 보였다. (앨런 튜닝은 사과를 베어 물고 자살한 애플 로고를 통해 친숙할 것이다.) 인격을 부여받은 대상이 더 구체적이고 뚜렷하게 인식된다는 점에서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첫 번째로, 자신의...
얼마 전 가슴 뭉클하게 봤던 드라마 가 막을 내렸다. 주옥같은 대사가 많았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개가 나아, 개가”이다. 이 말에는 애순이를 향한 관식의 맹목적이고 편파적인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관식 엄마의 마음이 함축적으로 담겨있다. 결국 자식을 향한 짝사랑이 헛되다고 느꼈는지 효자라는 이름의 말 잘 듣는 강아지 한 마리를...
중국 모터쇼는 베이징과 상하이가 번갈아 2년 주기로 개최하는데 느낌상 상하이에서 열리는 모터쇼 비중이 더 크다. 상하이 쪽이 자동차 기업이 많기도 하고 국제도시라는 이미지도 있으니까. 미중 관세전쟁과 압박이 칼과 방패 수준을 넘어 육참골단도 마다치 않는 치열한 상황에서 열렸다. 참가국 26개국, 천 개가 넘는 참가업체, 전시장 면적만 10만㎡ 1,2층 합쳐 전시관만...
상하이에서 28년 간 살면서 투표를 대 여섯 번 했다. 처음 몇 년 간은 하고 싶어도 재외국민은 현지에서 투표할 수 없어 마음만 굴뚝 같았다. 모두의 바람과 노력으로 상하이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소중한 나의 한 표를 행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상하이에서 아이 키우고 살아오면서 한국 정치의 풍경도 먼 발치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