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이야기

오늘도 또 늦장이다. 부쩍 더 심해진 것 같다. 해야 할 일은 미루고, 약속은 곧잘 늦는다. 일정이 다가오는 걸 알면서도 준비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이런 무책임하다, 게으르다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늘 같은 목소리가 있다.  “나는 결국 잘 못할 것 같아.” 관계든 일이든, 결국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부담만 줄 거라는 마음이 한켠에...
4박 5일 커플 여행을 하고 나는 기분 좋은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홀로 집에서 열공하고 있던 고3 딸이 자기 딴엔 서프라이즈라고 문 열고 들어오는 나를 활짝 웃는 얼굴로 새끼 고양이를 안고 맞이했다. 순간 뭐지?! 하고 불길한 예감으로 물었고 딸은 엄마가 평소에 길냥이들을 좋아하는 거 같아 고민 끝에 레바논 친구에게 분양...
얼마 전 쿵 하고 팔꿈치를 벽에 세게 부딪혔다. 순간 걱정은 되었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까맣게 잊고 있었다. 며칠 후 팔꿈치에서 찌릿찌릿한 통증이 시작되었다.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즈음 약국에 가서 파스를 샀다. 내 생애 첫 파스 구매였다. 팔목에서 팔꿈치 위까지 세로로 길게 두 개를 이어 붙였다. 파스의 쫀쫀함이 아픈 부위를...
학생 교사 학부모 등 300명 참가     지난 24일 ‘제14회 화동조선족주말학교 장기자랑대회’가 학생, 교사, 학부모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상하이포동 금사과학교에서 열렸다.  개막식에서 박창근 학교장은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축하 공연을 준비한 진달래무용단, 노인 악단, 김홍화 가수 등과, 이광인 교수의 책기증(20권), 의료 봉사팀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상하이총영사관 교육영사, 화동조선족주말학교 자문위원회회장,...
“새아기도 막걸리 한잔할래?” 시아버지는 냉장고에서 꺼낸 막걸리를 머그잔에 따르시면서 물었다. 결혼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시댁에서 새아기이다.  “네, 저도 한잔 마시죠.” 막걸리 한 컵에 소주 한 잔과 요구르트 반 병 정도를 넣고 잘 저은, 시아버지만의 황금비율 막걸리 칵테일이 만들어졌다. 오후 2시, 시아버지와 나는 소파에 앉아 막걸리 칵테일을 홀짝이며 그동안의...
근 30년이 되어가는 상하이 생활 동안 나는 다양한 취미를 즐겼다. 바이올린, 그림반, 요가, 필라테스, 뜨개질, 독서반, 글쓰기, 중국어 노래반 등 다채로운 활동을 하며 나름 애 셋 키우면서 삶을 즐겁게 살고 있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지금 5년째 하고 있는 한국어 합창단은 특별한 기쁨을 주는 공간이다.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을 넘어,...
최근 사람보다 더 사람처럼 대화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등장해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했다. 평가 방식은 앨런 튜링의 튜링 테스트로, 인격형 인공지능이 3배 더 높은 승률을 보였다. (앨런 튜닝은 사과를 베어 물고 자살한 애플 로고를 통해 친숙할 것이다.) 인격을 부여받은 대상이 더 구체적이고 뚜렷하게 인식된다는 점에서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첫 번째로, 자신의...
얼마 전 가슴 뭉클하게 봤던 드라마 가 막을 내렸다. 주옥같은 대사가 많았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개가 나아, 개가”이다. 이 말에는 애순이를 향한 관식의 맹목적이고 편파적인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관식 엄마의 마음이 함축적으로 담겨있다. 결국 자식을 향한 짝사랑이 헛되다고 느꼈는지 효자라는 이름의 말 잘 듣는 강아지 한 마리를...
상하이에서 28년 간 살면서 투표를 대 여섯 번 했다. 처음 몇 년 간은 하고 싶어도 재외국민은 현지에서 투표할 수 없어 마음만 굴뚝 같았다. 모두의 바람과 노력으로 상하이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소중한 나의 한 표를 행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상하이에서 아이 키우고 살아오면서 한국 정치의 풍경도 먼 발치에서...
“난 아름다운 것만 보련다”얼마 전 아이가 중국의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대회에 다녀왔다. 아이가 속한 팀은 예선전을 통과하고 중국 라운드 진출을 위해 참가한 것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할 정도의 먼 거리에다가 4박 5일 간이라는 기간도 길어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 엄마가 같이 갈까, 하고 몇 번을 물으면서 걱정을 내비쳤으나 아이는 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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